"中 소비시장 2020년 9조弗…'제2 경제영토' 삼아야"

입력 2013-12-19 21:33
커지는 中시장, 밀려나는 한국산

성장둔화에도 소비재 성장세…韓·中 FTA 등 정부지원 필요


[ 김대훈 기자 ]
“중국의 소비 총액은 2020년까지 지금의 세 배 수준인 9조달러(약 9550조원) 규모로 커질 것입니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도태된다면 한국 산업의 미래도 없습니다.”(조영삼 산업연구원 벤처기업연구실장)

한국무역협회와 산업연구원이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전략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의 내수시장 규모는 2010년 3조5000억달러로 세계 3~4위권이다. 미국(13조3000억달러)에 비해 아직 작고, 독일 및 일본과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그러나 높은 경제성장률과 13억명이 넘는 인구를 감안하면 향후 성장 잠재력은 엄청나다.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중국을 ‘제2의 경제 영토’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진면 산업연구원 산업통상분석실장은 중국 현지 기업의 성장이 가파르고 선진 기술을 가진 독일과 일본 기업의 공세가 거세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국산 제품의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은 2007년 7.0%에서 2011년 5.5%로 떨어졌다. 이 실장은 “중국에서 한국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은 독일과 일본에 품질에서 뒤지고 미국과 대만의 양적 공세에 밀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협력국장은 “정부는 중국이 빠르게 자국 제품으로 수입품을 대체하는 자동차 부품 등의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장은 “중국의 경제성장은 둔화됐지만 소비재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특히 2015년께 2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식품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산층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베이커리, 유제품, 육류 등 선진국형 식품의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조철 실장은 “중국 식품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의 수출은 많지 않다”며 “한국 식품의 강점인 안전성과 맛을 강조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영삼 실장은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내수진작 프로그램의 두 축인 ‘신흥 도시화 전략’과 ‘기간 서비스업 중점 발전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칭다오와 다롄 등 교민이 많아 한국과의 연고성이 강한 시장에 먼저 진출해야 한다”며 “향후 주력 소비계층으로 떠오를 10~30대 젊은 여성층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도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