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S&P500지수 등 기초자산 상품 유망…DLS, 금리 낮아도 손실구간 낮은 상품 인기 끌 듯

입력 2013-12-11 06:58
ELS·DLS 투자전략



지난 1년간 신문ㆍ방송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재테크 관련 단어 중 하나는 아마 ‘저금리’일 것이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달 기준으로 연 2.6% 정도에 불과하다. 예금만으로는 노후 대비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은 이런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상품으로 꼽을 수 있다. ELS와 DLS는 삼성전자 같은 특정 주식종목이나 코스피와 같은 지수, 금ㆍ은 같은 원자재 가격 등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올해는 개인 대상 DLS 발행 급증

ELS와 DLS는 2007년 발행액이 26조원 수준이었으나 금융위기를 거치며 2009년 14조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대표적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며 2011년 48조원이 발행됐다.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60조원이 발행됐을 정도로 ‘대중적인 상품’이 됐다. ELS와 DLS는 수익성, 안정성, 다양성을 두루 충족하는 것이 장점이다. 수익률은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추구한다.

일례로 가장 많이 발행되는 스텝 다운(step-down)형 ELS는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가 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7~8%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투자할 수 있는 등 안정성도 갖추고 있다. 거액자산가들의 경우 기초자산, 수익률, 상품구조 등을 기호에 맞게 설계할 수도 있다. 올해는 특히 DLS 시장이 약진했다. DLS는 2007년 발행액이 1조원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20조원가량 발행됐을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개인을 대상으로 판매된 DLS 발행액은 작년 2조2000억원에서 올해 3조8000억원으로 70% 급증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어 기대수익률이 낮아지자 많은 투자자들이 DLS를 대안으로 선택한 결과다. 올해는 월지급식 상품이 인기를 끈 것도 특징이다. 연초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하향(2000만원)된 데 따른 것이다. 매달 수익을 나눠 받는 월지급식을 선택할 경우 만기상환 시 수익이 한꺼번에 발생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올해 ELS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낮더라도 안정적인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 상반기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일부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종목형 ELS’에서 원금손실이 대거 발생한 탓에 투자 성향이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다. 또 해외 증시의 상승세가 돋보이며 해외지수형 ELS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올 하반기 유럽의 경제회복 기대감으로 Eurostoxx50(유로존 국가 내 우량주 50종목으로 구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ELS의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 Eurostoxx50을 포함하는 ELS는 8월 700억원이 발행됐지만 10월에는 8000억원이 넘게 발행됐다.


○2014년엔 ELS가 인기끌 듯

그렇다면 내년 ELS와 DLS 시장은 어떨까. 우선 전반적으로 ELS가 DLS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로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등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식 기초자산이 상승할 때 수익을 얻는 ELS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특히 선진국 지수(S&P500, Eurostoxx50 등)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발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DLS는 최초 투자 이후 기초자산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수준을 뜻하는 이른바 녹인배리어(하방배리어)가 낮은 상품 위주로 지속적인 인기가 예상된다.

내년에도 원자재 가격은 변동성이 높아지고 하락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부터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는 녹인배리어를 대폭 낮춘 상품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금 가격이 온스당 1200달러에서 420달러까지 65% 이상 폭락하지 않으면 수익이 발생하는 DLS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금과 은은 20% 이상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내년에 추가 폭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DLS의 기초자산이 다양화되는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돼 다양한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 국채금리 상승 시 수익이 발생하는 DLS인 TBT, 경기회복 시 수익이 가능한 하이일드상장지수펀드(ETF)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등이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 위안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도 주목할 만한다. 위안화는 지난 4일 달러 대비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 지위로 격상시키려는 움직임에 나서면서 위안화는 내년에도 절상 추이가 지속될 것이다.

○자금 스케줄 고려하고 투자해야

ELS와 DLS의 가장 큰 장점은 주식 등 기초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위험을 줄이면서 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먼저 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관계 없이 일정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약속된 수익을 보장하지만 원금비보장 상품의 경우 일정 구간을 초과해 하락하면 원금손실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기초자산의 가격 전망을 고려, 신중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금리가 낮더라도 녹인배리어가 낮은 상품이나 다양한 기초자산을 가진 ELS나 DLS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자금 스케줄을 고려해야 한다. 3년 만기인 상품의 경우 조기상환이 1년 내 발생하지 않으면 뜻하지 않게 자금이 묶일 수 있다.

만기상환 시 3년 수익을 한번에 지급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당할 위험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는 발행사의 신용등급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LS, DLS는 사실상 채권이다. 발행사의 부도시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발행사의 신용등급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김희주 < KDB<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6800 target=_blank>대우증권 상품개발실장 heejoo.kim@dwse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