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대편 베팅, 좋은 베팅 아니다" 한·중 관계 우회적 경고?

입력 2013-12-06 21:01
수정 2013-12-07 05:00
[ 도병욱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며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할 것”이라고 6일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재균형 정책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며 아ㆍ태 재균형 정책에 대한 실천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마음이 풍요해지는 좋은 말씀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아ㆍ태 재균형 정책은 미국의 외교·군사 역량을 아시아에 집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아ㆍ태 지역 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날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은 한국도 아ㆍ태 재균형 정책을 지지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는 동시에 일방적 방공식별구역 선포 등 중국의 팽창정책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는 한ㆍ중 관계를 우려한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한국 정부가 중국을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안보의 동반자로까지 격상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회적 경고라는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ㆍ미동맹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베팅’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며 “한ㆍ미동맹의 중요성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개인적 차원의 의지 표현이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윤 장관은 그러나 “미국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는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석도 내놓지 않았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