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WB 총재 "'사당오락'이 창의성 교육 여지 없앤다"

입력 2013-12-04 18:18
수정 2013-12-05 13:57
[ 김민재 기자 ] "한국 교육의 성공 이면에는 '사당오락(四當五落)' 같은 부정적 산물이 있습니다. 의사 소견으로 볼 때 학생들에게 사당오락을 강요하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학업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핀란드, 독일의 교육 사례를 참고해 창의성 교육으로 업그레이드 할 때입니다."

하버드 의대 교수 출신인 김용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사진)는 4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에서 열린 '교육, 경쟁력과 혁신' 주제의 강연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글로벌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 △교육의 국제사회기여와 한국의 경험 △한국교육시스템의 변화 △미래사회에 있어서 대학생들의 역할 등을 주제로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과 대담했다.

김 총재는 한국 교육이 국제적 롤모델로 자리 잡았지만 지나친 입시경쟁이 창의성 교육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교육의 성공 이면에는 사당오락과 같은 수면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있다"며 "핀란드와 독일이 시행하는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제도적 장치 등 교육시스템을 한국 교육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교육열과 틀에 짜인 입시교육보다는 '놀이'를 통한 창의성 교육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도 했다.

김 총재는 "놀이(Playing)란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하는 것(Exploring different ideas)"이라고 설명하며 놀이(play) 열정(passion) 목표(purpose) 끈기(persistence)의 '4P'를 역설했다. 이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므로, 창의적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 혁신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담 후 이어진 학생들과의 대화 시간에도 진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성균관대 재학생 한재인 씨(영문학·22)가 "대졸자도 취업이 어려운 한국의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느냐"라고 질문하자 김 총재는 "학위보다 전문성을 인정하는 풍토의 핀란드, 독일 등의 교육시스템을 배워 한국 청년들이 다양하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한국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선 한 개 이상의 언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며 외국어 학습의 중요성도 설파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는 김 총재의 외삼촌이자 멘토인 전현 성균관대 교수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성균관대의 상징색인 초록색 넥타이를 맨 김 총재는 "'SKY'란 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를 가리키는 것 아니냐"고 말해 청중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경닷컴 김민재 기자 mjk11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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