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 "국내 금융산업, '우리끼리' 함정서 벗어나야"

입력 2013-11-21 13:55
[ 이지현 기자 ]
"2013년 한국의 금융투자산업은 '우리끼리'의 함정에 빠져있습니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사진)은 21일 국내 금융투자산업이 '국내 편향(홈 바이어스)'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만 머무를 뿐 글로벌에 발길을 옮기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또 "국내 증권사들끼리는 다 통한다는 생각 아래 '우리끼리' 밀치면 안된다, '우리끼리' 수익성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꼬집었다.

김 연구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창립 60주년 심포지엄'에 참석해 '국내 금융투자산업의 발전 로드맵'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내 자본시장은 수익성이 떨어지며 자발적인 철수 및 조정이 이미 진행 중이고 확고한 시장 리더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투자산업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장은 "금융투자산업의 핵심 개념인 '변동성'과 '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동성은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활용의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또 증권사에 잠자고 있는 자산을 깨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는 영업용 순자본비율(NCR)에 대한 규제가 과도해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현재 증권사들은 파산했을 경우를 대비해 고객과 채권자들의 금전 손실을 막기 위한 NCR을 일정 비율 이상 유지해야 한다.

김 연구원장은 "국내 증권업계를 하나의 증권사로 합쳐놓고 볼 경우 전체 NCR은 현재 475%"라며 "일본 노무라증권(288%)의 약 2배"라고 말했다. 현재 NCR을 175% 수준으로만 줄여도18조2000억원의 자본 여력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2020년에는 아시아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종합금융투자회사가 5개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장은 "자본금 10조원 수준의 시장 리더와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4개의 종합금융투자회사가 탄생하는 것이 바람직한 구조"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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