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인, 영어학습 2만시간 투자해도 영어실력은 '보통' 수준"

입력 2013-11-05 14:54
수정 2013-11-05 15:50
영어능력지수-경제성장지표 '정비례' 상관관계


초등학교부터 대학 때까지 공교육·사교육을 합쳐 평균 2만 시간을 영어학습에 투자하지만 한국 성인의 영어실력은 국제적으로 '보통'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교육기업 EF 에듀케이션 퍼스트(EF)는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EF 영어능력지수(EPI) 결과를 발표했다. 문법 어휘 독해 듣기 등 영어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EPI는 각국 성인의 평균적 영어실력을 비교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날 발표된 제3차 EPI는 2012년 한 해 동안 전세계 60개국 18~50세 성인 75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물. EF는 1차(2007~2009년)와 2차(2009~2011년) EPI 조사를 거쳐 총 6년간 전세계 성인 약 500만 명의 시험 결과를 토대로 각국 영어능력 현황과 성장세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한국은 24위를 기록, 지난해에 이어 총 5등급 가운데 중간인 '보통' 등급에 그쳤다.

발표자로 나선 크리스토퍼 맥코믹 EF 학술연구부문 수석부사장(사진)은 "한국은 평균 2만 시간 정도를 영어학습에 투자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지만, EPI는 지난 6년간 소폭(0.73점) 하락하는 등 특별히 향상되지 않았다"며 "암기·문법 위주 영어교육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게 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EPI가 1인당 국민 총소득, 인간개발지수 등 각종 경제성장 지표와 비례하는 상관관계를 보인 것"이라며 "브릭스(BRICs) 국가들은 경제 동향과 EPI 상승 패턴이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에 그친 한국의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선 △영어에 자주 노출될 수 있는 환경 구축 △암기·문법 위주 영어교육의 커뮤니케이션 비중 증가 등 체질 개선 △교육성과를 측정하는 시험평가제도 수정·보완을 포함한 영어교사 훈련방법 변화 등을 주문했다.

맥코믹 부사장은 "한국은 영어에 적극 투자하고 교육개혁도 추진하고 있지만 과연 전체적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시험에서 요구하는 바와 수업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연결되는지 등을 정확히 짚어야 한다"며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 자체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공교육에 원어민 교사들이 투입됐다가 최근 숫자가 줄어드는 추세는 놀랍고 아쉽다"고 지적했다.

EF가 이날 공개한 EPI는 1위를 차지한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이 최상위권 '우수' 등급을 기록했다. 반면 중동과 남미,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은 '미흡' '불량' 등 대체적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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