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팬택의 박병엽마저…기업하는 게 이렇게 어렵다

입력 2013-09-25 18:16
수정 2013-09-25 21:05
끝내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4분기 연속 적자에 더는 버티지 못해 직원 3분의 1을 무급 휴직시키는 구조조정을 결정하면서 채권단의 만류를 뿌리치고 스스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로서 깊은 자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삼켰을 것이다. 2007년 워크아웃을 딛고 일어나 화려한 재기를 위해 애썼지만 결국 좌절하고 말았다.

사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은 팬택으로선 감당하기 힘든 대변혁기를 맞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밀리면 끝장이라며 별들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한때 핀란드 GDP의 25%를 차지했던 천하의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에 팔리고, 업무용 스마트폰의 대명사였던 캐나다 블랙베리도 나가떨어져 매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기업인 팬택은 일단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슬림화하고 내수시장에 치중해 내실을 다지며 권토중래를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샐러리맨의 신화가 하나둘 무너지고 있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웅진의 윤석금 회장, STX의 강덕수 회장에 이어 IT업계의 풍운아 박병엽 부회장마저 실패하고 말았다. 모두 말단 영업사원으로 출발해 기업을 창업하고 세계무대에 도전했던 기업인들이다. 기업을 끌고 나가는 게 정말 어렵다. 웅진과 STX는 업종 다각화와 영역 확대에 나섰다가 실패했고, 팬택은 한우물을 파는 전문화로 일관했지만 벽을 넘지 못했다. 기업 성공 전략 운운하며 업종 다각화가 옳으니 전문화가 옳으니 왈가왈부하는 따위의 탁상공론들이 참으로 한가하고 부질없다. 소위 지배구조론도 마찬가지다.

졸면 죽는다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 정치권은 기업이 어느 정도 컸다 싶으면 시장을 뺏고, 발목을 잡아, 싫으면 해외로 나가라고 내쫓는 규제법들을 쏟아낸다. 30년 넘은 중견기업 오너들조차 이렇게 힘든 때가 없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보따리를 싸고 있다. 도와주지 못하겠다면 쪽박이라도 깨지 말았으면 한다. 한때 밤하늘을 빛냈던 위대한 유성들이 하나둘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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