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 신세계·빙그레 등 제치고 웅진식품 우협 선정
인수가격 1000억원 고평가 논란
이 기사는 09월02일(18: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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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신세계, 빙그레 등 유력 후보들을 제치고 웅진식품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웅진식품 인수전엔 유통전문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사모펀드와는 '게임'이 될 수 없을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을 뒤집었다.그러나 1000억원 수준인 인수가격이 기업가치보다 너무 비싸 투자 회수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일 웅진식품은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1부(수석부장판사 이종석)에 승인을 신청했다. 지난 29일 본입찰에 참여한 빙그레와 신세계푸드, 아워홈, 싱가포르계 푸드엠파이어 등 5곳 중 한앤컴퍼니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기 때문이다.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가격은 1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시장에선 웅진식품 인수전을 유통·식품업체간의 경쟁으로 평가했다. 사모펀드는 애초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와 장기적 투자 관점으로 접근하는 전략적 투자자의 경우 현재 기업 가치보다 비싸게 인수할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금을 반드시 회수해야하는 사모펀드는 가격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웅진식품 새 주인으로 신세계와 빙그레를 가장 유력 후보로 점쳤고 푸드엠파이어가 다크호스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실제 푸드엠파이어는 한앤컴퍼니 다음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역시 막판에 가격을 상향 조정하면서 800억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앤컴퍼니가 웅진식품 인수가를 가장 높이 써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반전이 일어난 것. 인수 후보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는 경쟁자로 신경을 크게 쓰지 않았었는데 '멘붕(멘탈붕괴-정신이 무너질 정도로 충격이 왔다는 표현의 신조어)'이 됐다"면서 "유통·식품업체들은 업계를 너무 잘 알다보니 실사이후 가격 베팅을 하기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실패유인을 분석했다.
한앤컴퍼니가 제시한 웅진식품 인수가격 1000억원은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제시한 현금창출력 대비 기업가치(EV/EBITDA)의 14.9배에 달한다. 현재 웅진식품이 벌어들이는 현금 흐름으로 투자 회수까지 15년 가까이 걸린다는 뜻이다.
통상 4~7년 정도 걸리는 사모펀드 투자 회수 기간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가격대라는 게 IB업계의 평가다. 최근 M&A 중 고평가 논란이 제기됐던 네파와 코웨이의 매각가격도 현금창출력 대비 8~9배 수준이었다. 국내 음식료업계 1위인 롯데칠성음료의 EV/EBITDA를 봐도 지난해 말 실적 기준 9.5배다.
한앤컴퍼니는 시멘트, 자동차 부품 등 주로 제조산업에 대한 투자를 해왔으며 소비재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추가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수정/오상헌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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