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제조회사 '외도'…숨기고 싶은 과거

입력 2013-08-28 14:54
수정 2013-08-28 16:22
국내 주요 도자기 제조회사들에겐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다.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고, 빵도 팔았던 일종의 ‘외도’다. 침체된 시장을 타개하기 위한 갖은 자구책들로 현재도 이 외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1991년 ‘국산 화장품의 고급화’ 를 내걸고 자회사로 로제화장품을 설립했다. 한때 대표브랜드 ‘환희’와 한방브랜드 ‘십장생’ 등으로 잘 나가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매년 목표치(300억원)을 밑도는 부진한 실적으로 결국 2007년 소망화장품에 150억원에 팔았다. 로제화장품은 그 후 KT&G 등으로 주인이 계속 바뀌다 지난해 사라졌다.



행남자기 역시 2004년 ‘크리스피 앤 크리스피’라는 제과점을 열고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이 회사는 서울 신사동에 베이커리 매장을 냈지만 월 매출이 1억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수익을 내지 못해 전전긍긍하다 사업을 접었다. 관련 업계는 제빵시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행남자기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구사했지만 소비자들에겐 다가가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도자기회사들이 이같은 외도는 현재 맛김 사업과 호텔업으로 정착했다. 행남자기는 그동안 대기업 납품 중심이던 조미김 사업을 자체 브랜드로 확대해 맛김 브랜드 ‘참 맛 좋은 김’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동안 55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사업 비중은 전체의 15.9%를 차지하고, 전년보다 1.8%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주력 사업인 도자기 매출 비중은 78%에서 75%로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맛김 사업은 안정적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김은 행남자기 총판에서도 판매한다.



한국도자기는 계열사 한도관광을 통해 충북 충주에서 수안보파크호텔을 운영한다. 김동수 회장은 적자 사업체였던 ‘수안보타워호텔’을 1984년 직원들의 휴게시설용으로 인수했다. 김 회장은 인수 후 가장 먼저 호텔 내 나이트클럽과 술집 등 유흥시설을 없앴다. 이 지역이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자 한국도자기는 객실을 120개로 늘리고 숙박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호텔의 모든 식기는 자사 제품을 사용하고, 도자기 아울렛 매장도 운영한다. 한국도자기 청주공장을 견학한 뒤 호텔에 묵는 패키지 여행상품도 내놓았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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