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신흥국 '자금 이탈' 겁먹지 말아라

입력 2013-08-09 17:17
수정 2013-08-09 22:35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1997년 7월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한국의 통화가치가 연쇄적으로 급락했고 1994년에는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이 외환위기에 휩싸였다. 올 2분기부터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주가, 채권가격, 통화가치의 트리플 약세가 지속되면서 신흥시장 자금 엑소더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는 산업구조의 질적인 변화와 발전이 수반되지 않는 외자에 의존한 경제발전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각국이 처해 있는 경기국면을 보면 미국은 경기확장이 진행 중이고 유럽은 회복 초기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일본은 비정상적 정책으로 경기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과거에 비해 경제여건이 나아졌다. 문제는 선진국에서 신흥시장으로 이어지는 경기회복 파급효과의 강도가 약하고 시차도 과거보다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세계경제의 동조화가 깨졌다고 진단한다.

신흥시장은 경기수축이 진행되면서 여전히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이 필요한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때문에 정책 완화 여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브라질은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따른 자금 유출로 헤알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

다행히 그동안 부진했던 유럽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 경기시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도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최근 외환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신흥시장 고유의 구조적 문제보다 선진국과 신흥시장 간 벌어진 경기시차에 따른 것이라면 당장 연쇄적 자금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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