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국민연금 등 1억불 K-SWISS에 투자
김동건 부사장 CFO로 영입된 후 M&A 전략 바꿔
쌍용건설 M&A 반대 후 김성수 회장 신임 얻어
국내외 인수·합병(M&A)업계 큰손 이랜드그룹 M&A 전략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그룹에 영입된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동건 부사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의 케이스위스(K-SWISS) 인수자금 2억달러 중 1억달러(1100억원)를 재무적 투자자(FI)들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새마을금고가 500억원을 투자해 앵커(최대) 투자자 역할을 했으며, 국민연금, 사학연금, 과학기술공제회 등이 나머지 600억원을 분담했다. 이랜드그룹이 보통주를 매입하고 FI들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인수 구조를 짠 것으로 전해진다. FI들의 자금 운용을 담당할 사모펀드(PEF)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맡았다. 인수 자금은 빠르면 4월말 송금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이 M&A에 FI를 끌어들인 것은 2006년 까르프 인수 이후 약 7년만이다. 이랜드는 까르포 인수자금 1조7100억원 중 80% 가량을 외부 자금에 의존했다 유동성 위기에 몰려 2년만인 2008년 10월 까르푸(홈에버)를 다시 팔았다. 이후 이랜드는 국내외 M&A 인수 자금을 내부 자금이나 대출 방식으로 충당했다.
중소형 M&A보다는 중대형 M&A에 눈을 돌리고 있는 점도 최근 이랜드 M&A 전략의 변화로 지목된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이랜드가 인수한 19개 기업의 평균 인수가격은 280억원에 불과하다. 3년간 이랜드가 1000억원 이상 가격으로 인수한 기업은 2010년 동아백화점과 동아마트(2680억원) M&A가 유일하다. 중소형 M&A 경험을 축적하면서 대형 M&A에까지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랜드의 이런 변화는 김동건 부사장이 지난해 CFO로 영입된 후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IB업계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최근 글로벌 IB들에게도 중소형 매물보다는 실속있는 중대형 기업 인수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이랜드 그룹에 들어온 직후 쌍용건설 인수를 그룹내에서 유일하게 반대해 김성수 그룹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설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사를 인수할 경우 천문학적인 자금을 추가 투자해야 한다는 김 부사장의 주장이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졌기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메국 메이저리그 야구광인 김 회장과 우연하게 인연을 맺은 후 이랜드 그룹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와 하버드대학원 로스쿨을 나왔으며 미국 월스트리트에 있는 법무법인 ‘레이텀 앤드 왓킨스’, 도이치뱅크, 서울자산운용 본부장, 유진자산운용 사장 등을 역임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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