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업체, 엔저 훈풍 타고 국내 생산 늘리나

입력 2013-04-12 11:31

닛산, 엔저로 SUV 생산지 미국 이전 연기
도요타, 상반기 국내 생산대수 10% 상향 조정
일본차 업체, 내수 1000만대 생산 유지 움직임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국내 생산대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엔고로 해외 생산을 확대해 온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빅3' 메이커들의 생산 전략에 변화가 예상된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올 가을 예정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생산지를 미국으로 전면 이전하는 방안을 연기하기로 했다. 닛산은 장기간 엔고 현상으로 북미 주력 차종인 '로그'와 '무라노' 생산을 규슈공장에서 미국 테네시공장으로 단계적으로 옮길 계획이었다.

닛산 규슈공장에선 지난해 로그 17만 대, 무라노 6만 대를 생산했다. 닛산의 일본 내 생산대수는 작년 119만5000대에서 올해 20% 감소한 95만 대로 조정됐다.

하지만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국내 생산을 유지하게 됐다. 미국 전면 이전 계획은 변함 없지만 이전 후에도 내수용 신차 생산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 규모를 현재 100만 대 이상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연기 기간은 환율 동향을 보고 정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엔화 가치 하락과 더불어 자국의 하이브리드카 판매 호조로 올 상반기(4~9월) 국내 생산 대수를 당초 계획보다 10% 가량 상향 조정했다. 오는 9월까지 올해 누적 생산대수는 20만 대 늘릴 예정이다.

일본 내 생산이 전체 70%를 차지하는 마쓰다도 수출용 차종이 늘면서 올해 국내 생산계획을 전년 대비 5% 증가한 90만 대 이상으로 잡았다. 혼다도 국내 생산 규모 100만 대를 유지할 방침이다. 스바루 자동차의 제조사인 후지중공업은 생산량을 10% 증강하기로 했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일본 내 연간 자동차 생산대수는 2009년 이후 1000만 대를 넘지 못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18% 증가한 994만 대에 머무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미와 신흥국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을 강화하면서 일본에서 대폭적인 수출 증가는 어려울 것" 이라며 "엔화가치 하락이 지속되면 국내 생산 1000만 대를 크게 밑도는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차 업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당분간 미국산을 수입·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차 업체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을 한국으로 들여와 관세 혜택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왔다.

한국도요타의 캠리, 시에나, 벤자 등이 미국산이다. 혼다코리아의 어코드, CR-V, 시빅, 한국닛산의 알티마 등도 해당 차종이다. 승용차 관세는 기존 8%에서 작년 FTA 발효 후 4%로 인하됐다. 올해부터 1%씩 줄어 오는 2016년 철폐된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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