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노엘 캐퍼러 교수 "한국 브랜드 유형 가치 뛰어나도 마음을 사로잡게 하는 힘 부족"

입력 2013-03-24 16:49
수정 2013-03-25 03:49
인터뷰 / 브랜드 매니지먼트 대가 장노엘 캐퍼러 교수

기술·기능 같은 외형보다 무형의 가치 더 중요
현대차는 '프리미엄' 기아차 '가격대비 성능'으로 브랜드 전략 분리 바람직


“현대차와 기아차를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 수는 없다. 기아차는 ‘밸류 포 머니’(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로,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브랜드 매니지먼트 분야 ‘대가’로 꼽히는 장노엘 캐퍼러 프랑스 파리공립경영대학원(HEC) 교수(사진)는 지난 22일 기자와 만나 현대·기아차에 이같이 조언했다.

캐퍼러 교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개념을 가장 먼저 주창한 브랜드 마케팅·매니지먼트 분야 권위자다. 데이비드 아커(미국 UC버클리 경영대학원 교수), 케빈 켈러(미국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교수)와 함께 브랜드 분야 3대 석학으로 불린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11년 내놓은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전략인 ‘모던 프리미엄’은 그의 이론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캐퍼러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역량에 대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대차는 매우 멋지지만 독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2011년 ‘뉴 싱킹, 뉴 파서빌리티(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라는 슬로건을 새로 내놨으나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새 슬로건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새로운 가치를 주겠다는 것인데, 싼타페·제네시스·에쿠스 등이 소비자들에게 그런 가치를 주고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른바 ‘파워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게 만들고, 그 브랜드에 대해 얘기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며 “애플 아이폰처럼 브랜드 파워가 뛰어나면 소비자들은 그 제품 가격이 비싼지 아닌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캐퍼러 교수는 “무형의 가치”라고 잘라 말했다. 무형의 가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기대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의미한다. 그는 “모든 브랜드는 기술·기능과 같은 유형의 가치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를 담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유형의 가치에선 뛰어나지만 무형의 가치는 아직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가 얘기하는 모던 프리미엄, 뉴 프리미엄도 ‘뭔가 다른 가치를 제공한다’는 게 핵심”이라며 “과거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추진했던 ‘밸류 포 머니’(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 전략의 핵심이 가격이라면, 뉴 프리미엄 전략의 핵심은 가치”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프리미엄 브랜드화(化) 전략에 대한 조언도 내놨다. 캐퍼러 교수는 “아우디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폭스바겐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도 2015년 혹은 2020년까지는 브랜드 분리 전략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기아차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라는 브랜드 전략을,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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