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인 삶의 질 12위, 행복순위 97위의 간극

입력 2013-03-15 17:11
수정 2013-03-15 23:06
유엔개발계획(UNDP)이 세계 18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어제 발표한 ‘2013 인간개발지수(HDI)’에서 한국은 3년 연속 12위를 기록했다. 인간개발지수는 국민소득, 교육수준, 평균수명, 영아사망률 등의 통계를 기초로 국가별 ‘삶의 질’을 지수화해 비교한 지표다. 1990년 32위였던 한국은 20여년 새 20계단이나 뛰어, 삶의 질이 가장 빠르게 향상된 나라 중 하나로 평가됐다. 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 호주 미국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일본 등 선진국 일색이었다.

하지만 삶의 질에서 한국이 12위라는 점은 지난해 12월 미국 갤럽의 국가별 행복도 설문조사에서 148개국 중 97위에 그친 것과 비교할 때 간극이 너무도 크다. 영국 신경제재단(NEP)이 3년마다 발표하는 행복지수(HPI) 순위도 지난해 63위에 그쳤다. 객관적 통계를 바탕으로 매긴 삶의 질은 상위권인데, 설문에 의한 국민의 주관적 행복감은 바닥이라는 얘기다.

물론 GDP가 높아지고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국민의 행복감이 그에 비례해 높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국민행복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없이 주관적 설문조사로 매긴 행복 순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도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국민의 성취동기가 높고 경제가 고도화된 나라일수록 주관적 행복감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갤럽 조사에서 행복도 1위지만 1인당 소득은 90위인 파나마 국민의 삶이, 소득 5위이면서 행복도는 최하위인 싱가포르 국민보다 낫다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삶의 질은 아무리 개선해도 매일 호흡하는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게 상례다. 대신 개인의 삶을 국가·사회의 책임으로 돌릴수록 불행이라는 감정은 전염병처럼 확산된다. 바로 이런 환경이 정치적 선동과 포퓰리즘이 활개치는 서식지다. 삶의 질은 국가가 개선할 수 있어도, 행복은 국가가 선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12위와 97위의 간극을 냉정하게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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