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상의 취업즉설] 집중력 떨어지는 대학 취업 교과목, 과연 필요할까?

입력 2019-12-06 17:56
수정 2019-12-06 17:57

[캠퍼스 잡앤조이=윤호상 인사PR연구소] 항상 앞쪽만 비어 있는 대형 강의장엔 휴대폰 게임에 몰두하는 학생,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학생, 노트북을 펼쳐 화면만 뚫어지게 보는 학생, 아예 자세를 잡고 코 골면서 자는 학생, 출석 체크만 하고 사라지는 학생, 출석할 때만 잠깐 나타나는 학생, 계속 옆 친구랑 잡담 삼매경에 빠진 학생들이 있다.

이런 일이 영화 속이 아니라 실제 일어나는 곳이 바로 대학교 취업 교과목 수업시간이다. 보통 100명부터 300명까지의 학생들 중에 강사에게 집중하는 학생은 많아야 20명조차 안 되는 것이 취업 교과목의 현실이다. 과연 이런 상황을 15주, 1학기 동안 진행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출강 때마다 하게 된다.

부실하게 운영되는 취업 교과목의 원인을 살펴보면, 먼저 과목 특성상 학점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패스, 넌패스만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집중할 원천적인 동기가 없다. 또한 15주를 한 강사가 진행하는 경우보다 주차 마다 강사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콘텐츠의 일관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정해진 예산으로 많은 인원으로 진행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너무 많은 인원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지정 좌석제 실시나 출석표 배부 등으로 출석 체크에 집중하고 있다.

보다 효과적인 취업 교과목을 운영하기 위해서 조금 더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먼저 예산의 효율적 운영 측면이 큰 벽이 되기도 하지만 대단위 강좌보다는 조금 적은 인원으로 강의를 운영하는 것이 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실제 몇 개 학교에서는 대단위 강좌가 아니라 40명 정도의 규모로 세미나식으로 취업 교과목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운영하다 보니 학생들도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수강 신청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면서 그 강좌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둘째, 여러 강사가 교대로 진행하는 것이 내용 중복 및 다른 콘텐츠로 오히려 학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한 명의 강사가 보다 통일성 있게 진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특히 단순히 강사로서의 일회성 강의가 아니라 지속적인 상담을 병행하고 일대일 맞춤 멘토링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과감히 취업 교과목에서도 패스, 넌패스의 소극적인 진행에서 벗어나 학점을 부여하여 학생들에게 긴장감과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강의식에서 벗어나 세미나식으로 진행하여 보다 실질적으로 취업에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취업 교과목, 취업 프로그램의 이원화 운영에서 벗어나는 과감한 혁신을 해 보는 것도 좋다. 운영 및 관리 상의 어려움은 상존하지만, 취업 교과목을 수강 신청한 폐쇄 강의에서 벗어나 교육 니즈가 있다면 일부 공개 강좌로 운영한다면 취업 프로그램과의 무의미한 중복 운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실제 이렇게 운영하면서 취업 프로그램은 실습 위주로 운영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취업 교육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윤호상 (insateam@hotmail.com)

대우통신 인사팀 출신의 취업 및 인사 전문가로 현재 인사PR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경제TV ‘취업의 전설’ 고정 패널 및 한림대 겸임교수, 대구가톨릭대학 산학협력교수를 거쳤다. 무엇보다 차별적인 취업, 진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통하는데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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