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OO 시점’이요? 우리가 원조죠” 공대 출신 듣보잡? 웹드라마계 마이더스의 손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

입력 2019-01-30 16:15
수정 2019-02-08 11:35

-공대 출신에서 방송 피디, 웹드라마 제작사 대표로 변신

-웹드라마 최초 1억뷰 넘긴 '전지적 짝사랑 시점' 제작

-와이낫미디어, 중국, 인도네시아 넘어 일본 진출 모색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우리 세대를 대변할 수 있는 콘텐츠가 시트콤<논스톱>이었다면, 현재를 살고 있는 청춘들에겐 웹드라마<전지적 짝사랑 시점>이다’라는 댓글을 본 적이 있어요. 아마 30대 시청자가 남겨주신 것 같은데, 그 댓글이 저에겐 훈장이죠.(웃음)”



△이민석 와이낫미디어 대표.



직원 평균 연령 26세, 평균 경력 5년차 미만인 영(young)한 조직 ‘와이낫미디어’는 1020세대를 타깃으로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회사다. 2016년 1월 창업 전선에 뛰어든 와이낫미디어의 이민석(42) 대표는 13년차 베테랑 방송 피디 출신이다.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예능, 드라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와이낫미디어는 ‘전지적 짝사랑 시점’, ‘오피스워치’, ‘좋맛탱’ 등 특유의 트렌드 감성을 무기로 1020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웹드라마를 제작 중이다.

방송 피디의 외도 ‘전지적 창업 시점’



시대가 변하고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방송이 가진 힘이 점차 분산돼 왔다. 방송업계 종사자들 역시 새로운 먹거리 사업이 필요했다. 이 대표가 방송업계에 몸담고 있을 당시에도 시청자의 연령대가 높아지는 것이 프로덕션의 고민이었다.

이 대표가 외주 프로덕션 임원으로 재직할 당시, 마케팅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짧고 재미있는 동영상을 제작해 서비스했다. 서비스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팔로워 수가 20만 명을 넘어서는 걸 본 이 대표는 문득 창업 아이템이 떠올랐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10·20대들이 좋아할만한 짧은 웹드라마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때 당시 짧고 재미있는 영상들이 SNS로 막 퍼지고 있던 시기였거든요. 우리는 다른 회사처럼 단편적인 바이럴 비디오가 아니라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되겠다 싶었죠.”

2016년 1월 와이낫미디어를 창업한 이 대표는 창업 멤버 5명으로 시작했다. 임원에서 대표로 영전했지만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일당백이 돼야만 했다. 와이낫의 첫 작품은 광고 대행사 출신 직원이 만든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와이낫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네이버, 유튜브를 합쳐 1억뷰를 넘긴 최초의 웹드라마거든요. ‘전짝시’를 만든 직원이 아직 근무 중인데 와이낫의 보배죠.(웃음)”

20대가 주인인 회사, 와이낫미디어

거칠기로 유명한 방송 판에서 이골이 난 이 대표가 사회 경험이 적고 나이가 어린 직원들과 시작한 창업이 처음부터 녹록치는 않았다.



“프로덕션에서 조연출을 달려면 기본 5년 정도 경력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회사는 5년차 이상 직원이 단 두 명밖에 없어요.(웃음) 나이 어린 직원들이 짧은 시간 내 능력치를 올려야 한다는 게 창업을 하면서 첫 번째 목표였죠. 물론 일반화 할 순 없겠지만 젊은 친구들은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추진력이 좋은 반면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경험치가 부족하죠. 그 친구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실패해도 극복할 수 있게끔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라 생각했죠.”

‘전지적 짝사랑 시점’ 이후 흑자 콘텐츠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 대표의 지론은 바뀌지 않았다. 바로 직원들이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띠 동갑을 훌쩍 넘긴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데는 이 대표의 부단한 노력도 있었다.

“당연히 일 하면서 직원들과 의견대립이 있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시간을 조금 두는 편이에요. 윗사람이라고 강압적으로 지시하면 반발이 심해지더라고요. 시간이 지난 후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고 하면 제가 말한 의견이 반영돼 있을 때가 많아요. 그럼 그 자체가 소통이거든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감독님인데, 그 분의 연출 스타일이 현장에서 누군가 이견을 내비치면 무조건 ‘자네 뜻대로 하게’라고만 하신대요. 그 한 마디에 많은 것이 내포돼 있거든요.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지만 그 분의 철학을 본받고 싶어요.”



영화-방송-웹드라마, 그리고 다시 영화로 도전

공대 출신인 이 대표는 대학시절, 영화감독을 꿈꿨다. 졸업을 앞둔 시점인 4학년 때 영화사와 계약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감독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1년 간 영화사에서 시나리오를 쓰면서 감독 데뷔만을 꿈꾼 이 대표는 결국 먹고 사는 문제에 부딪혔다.



“그때만 해도 스크린쿼터제로 인해 영화 전공이 아닌 사람들도 감독이 될 수 있었어요.저도 희망이 있었죠. 1년 간 시나리오를 썼는데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니까 취업이 걸리더라고요. 돈은 벌어야 하는데 시나리오만 계속 쓸 순 없잖아요. 그래서 취업을 선택했죠. 그나마 다행인 건 학교 다닐 때 틈틈이 취업 준비를 해놓은 터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이 됐어요.”

프로덕션 피디로 취업한 그였지만 영화판의 냄새는 쉽게 빠지지 않았다. 마감이 생명인 방송의 생리를 이해하는 데만 몇 년이 걸릴 정도였다.

“처음 입사하고 나선 충돌이 꽤 있었어요. 겉으로 보기엔 방송과 영화가 비슷해 보이지만 기본이 다른 장르거든요. 영화는 유료 콘텐츠라 냉정한 평가를 받는 반면 방송은 투박해도 의미 부여만 된다면 괜찮았죠. 인간극장을 만들 때였는데, 당시 유명한 선배 피디가 편집조차 제대로 못하더라고요. 장면 장면이 모두 점프 컷일 정도였으니까요. 근데 그걸 보고 울지 않은 사람이 없었어요. 자연스러운 장면 변화보다 내용이 중요했어요. 그런 경험을 하면서 방송과 영화의 타협점을 찾아갔죠.”

올해 창업 4년차를 맞는 와이낫 미디어는 국내는 물론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 다국적으로 진출해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웹드라마가 보편화 되고, 1020세대들 사이에서 트렌드로 부각하는 것이 와이낫미디어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창업 첫 해 매출 3억원, 2017년 8억원, 2018년에 28억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물론 지금도 적자지만 적자폭을 크게 줄여나가고 있고요. 투자금도 매년 높아지고 있어 성장세는 좋아요.(웃음) 작년 연말에 tvN에서 방영된 웹드라마 ‘좋맛탱’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거든요. 올해도 그만한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와이낫에서 만든 콘텐츠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고, 해외 진출까지 할 수 있도록 기반을 잘 다져야죠.”





와이낫미디어 채용 Q&A





와이낫 미디어의 직원 수는.

40명이다.

직원 평균 연령은.

26세다. 창업 당시엔 24.7세였는데 많이 올라갔다.(웃음)

채용 시기는.

수시채용으로 진행된다. 최근 홈페이지에 같이 일하고 싶다는 글이 종종 올라오는데, 그런 분들도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면접 방식은.

참고로 대표는 면접에 참석하지 않는다. 면접은 각자 팀에서 진행된다. 같이 일할 사람들이 뽑길 원해서 신입이나 경력 상관없이 면접에 임한다. 신입사원이 면접관이 되면 분명 그 안에서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다.

인재상은.

스스로 도전할 일을 찾아서 시도해 본 사람을 원한다.

연봉&복지혜택은.

매년 신입사원 초봉을 인상하고 있다. 성과(수익 기반)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이며. 직무 발명자에게 발명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khm@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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