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 = 강홍민 기자 / 윤해원 대학생 기자] 추운 날씨에 발목을 붙잡는 따뜻한 붕어빵. 한입거리 간식인 붕어빵이 부산에서 희망 가득한 손난로로 탈바꿈했다. 바로 동아대학교(부산 사하구)에 자리 잡은 ‘성주네 붕어빵’이다. 황성주(스포츠지도학과 4), 채승지(교육대학원 체육교육 2), 김민석(체육학과 4), 정주은(체육학과 3) 4명의 동아대생들이 모여 2017년 11월 2일부터 50일간 동아대 승학캠퍼스 앞에서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다. 이들의 남다른 창업은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내놓는 선행으로 이어졌다. ‘비록 붕어빵을 팔지만 고래의 꿈을 꾸겠다’는 황성주 씨의 창업 포부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성주네 붕어빵'을 운영 중인 김민석, 정주은, 채승지, 황성주 씨(사진=성주네붕어빵)
- 붕어빵 장사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
학비를 마련할 방법을 찾다가 어릴 때 붕어빵 장사를 꿈꿨던 것이 생각났다. 워낙 붕어빵을 좋아해서 나중에 꼭 해보겠다는 어린 시절의 다짐을 이루고 싶었다. 2016년에 장사 계획을 모두 세웠지만 해외봉사 일정이 겹쳐 못하다가 4학년 때 멤버들을 모아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붕어빵을 맛있게 굽는 요령과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부산 전역을 돌아다니며 50여 곳의 시장 조사를 했다. 그 중 가장 맛있는 붕어빵가게에 매일 찾아가서 기술을 전수 받고난 후에 ‘성주네 붕어빵’을 시작할 수 있었다.
-장사에 필요한 초기자본은 어떻게 마련했나?
나와 채승지 부사장이 마련했다. 전공을 살려 부산 관할 학교에서 방과 후 축구, 농구 등 생활체육 강사로 일하고, 한국장학재단 멘토링으로 자금을 모았다.
△성주네 붕어빵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사진=성주네붕어빵)
-‘성주네 붕어빵’의 특별한 영업 방식이 있다고 들었다.
4명 모두 아침 7시 30분부터 밤 12시까지 각자 시간표에 맞춰 돌아가며 장사를 했다. 붕어빵에는 팥, 슈크림 외에도 꿈과 희망을 넣어준다는 콘셉트를 잡았다. 저녁 8시 30분에는 라디오 형식으로 기다리는 손님들의 신청 음악을 틀어주는 ‘성주네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손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이 다른 붕어빵집과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SNS에도 하루 장사를 끝낸 느낀 점을 일기 형식으로 써서 올렸다. 그리고 만 원 이상 구매하면 교내로 배달하는 서비스는 교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건 멤버들과 매일 회의를 통해 맛있는 붕어빵을 연구하고 손님 응대하는 태도를 발전시킨 것도 영업 노하우라 할 수 있다.
-수익은 어느 정도였나?
하루 최대 1800마리까지 판매했다. 보통 인기 있는 붕어빵집이 5kg 반죽을 하루에 4~5개씩 쓴다고 한다. 우리는 하루 평균 10개의 반죽을 썼다. 많은 손님이 찾아주기도 했지만 영업시간이 길었던 것도 수익에 영향을 줬다. 정확한 매출을 말할 수 없지만 재료비와 장학금 100만원 기부를 제외하고도 개인당 50~60만원 정도 나눠가질 수 있었다.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계기가 있나?
처음에는 학비를 위해 장사를 시작했지만 ‘성주네 붕어빵’을 찾아준 학생들의 관심과 사랑을 모두 개인적인 이익으로만 사용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학교 측과 상의 끝에 장학금을 전달했다. 나의 어릴 적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학생들을 위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동아대학교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애교심이 크고, 다양한 장학금 혜택을 받아왔기 때문에 전혀 아깝지 않다. 장학금 기부를 통해 오히려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배웠다. 작은 금액이지만 후배들의 꿈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성주네 붕어빵’의 목표는 무엇인가?
멤버 모두 각자의 목표가 있지만, 훗날 다시 뭉쳐 사업을 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큰 기업을 이루는 것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일을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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