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야권리더 아이젠코트에 연정구성권…네타냐후 실각위기(종합)

입력 2026-11-08 15:58
이스라엘 야권리더 아이젠코트에 연정구성권…네타냐후 실각위기(종합)

헤르조그 대통령이 우선권 부여…최대 42일 안에 연정 구성해야

아이젠코트 측 "네타냐후 빼고 리쿠드당 등 우파와도 협력 가능"

네타냐후, 야권 정당 포함 '광범위한 국민 통합 정부' 제시



(서울·카이로=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김상훈 특파원 =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이스라엘 야당 야샤르당 대표 가디 아이젠코트에게 차기 연립정부 구성권이 부여됐다고 AP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즈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7일 아이젠코트가 연정 구성에 대한 우선 권한을 갖게 됐다고 발표했다.

아이젠코트가 차기 총리에 가장 근접함에 따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실각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대통령의 발표 직후 아이젠코트는 엑스에 "지금은 국가 비상정부를 구성할 때"라며 "우리가 그에 걸맞은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젠코트는 연정 구성권 부여일로부터 28일간 연립내각을 구성해야 하며, 이 기한을 넘기면 대통령이 14일을 더 연장할 수 있다. 공식 구성권을 8일 넘겨받는다면 기본 협상 시한은 다음 달 6일, 최대로 연장된다면 다음 달 20일이 시한이 된다.

아이젠코트는 이 기간 참여 정당들과 정책과 각료 배분 등을 합의한 뒤 새 정부를 의회에 제출하고 신임을 요청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총선에서는 네타냐후 진영과 아이젠코트 진영 모두 의회 과반인 61석 확보에 실패했다.

네타냐후의 리쿠드당과 우파·종교정당 진영은 53석으로 4년 전 총선보다 11석 줄었고,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권은 48석을 차지했다. 양 진영에 속하지 않은 아랍계 정당 2곳이 역대 최다인 19석을 확보했다.

의석수만 보면 네타냐후 진영이 야권보다 5석 많지만, 아랍계 정당들이 아이젠코트를 지지하면서 차기 정부 구성의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갔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랍계 정당의 야권 합류를 막기 위해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며 방해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아랍계 정당이 아이젠코트에 힘을 실었지만, 곧바로 연정 참여나 신임투표 찬성을 뜻하는 건 아니다. 특히 가자지구 전쟁 3년간 이스라엘 사회의 분열이 깊어져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이 핵심 쟁점이 됐다.

아이젠코트는 하마스를 해체해야 할 테러단체로 규정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아랍계 정당들과 협력할 의향을 내비쳤다.

하지만 연정 구성을 향한 아이젠코트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그를 지지한 일명 '변화 블록' 내 강경파들이 아랍계 정당인 라암이나 조인트 리스트에 의존하는 정부 구성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아이젠코트와 네타냐후는 기존의 노선을 수정해 상대 진영에 속한 정당들과의 협력에 문을 열어 놓고, 각자의 '거국정부' 구상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기싸움에 들어갔다.

아이젠코트가 주도하는 야샤르당은 정부 구성권 부여 발표 직후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리쿠드당 등 우파 정당들도 연정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이른바 '통합정부'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서는 이 제안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관리직 임시 총리로서 네타냐후가 계속 집권하는 것을 확실하게 저지하기 위해 친네타냐후 정당들에도 손을 내민 것이다.

실각 위기의 네타냐후 총리는 대통령의 발표 직전 영상 성명에서 '광범위한 국민 통합 정부' 구성을 촉구하면서 아랍계 정당들을 겨냥해서는 "테러 지지자들과 함께하는 정부를 성급하게 출범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선거 마감 직후 제시했던 '강력한 우파 연정' 구상과는 달리 아이젠코트를 지지하는 변화 블록 정당들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주도하는 통합 정부에 독실한 시오니즘당과 오츠마 예후디트 등 극우성향 정당은 물론,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젠코트가 정해진 기간에 연정을 구성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은 다른 의원에게 구성권을 맡기거나 정부 구성 가능성이 없다고 의회에 통보할 수 있다. 두 번째 후보에게는 28일의 협상 기간을 준다.

두 번째 후보까지 연정에 실패하거나 대통령이 구성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의회가 후보를 추천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의원들은 21일 이내에 전체 과반인 61명 이상의 서명을 모아 특정 의원에게 내각 구성을 맡겨 달라고 대통령에게 요청할 수 있다.

이 절차로 구성권을 받은 의원에게는 마지막으로 14일의 협상 기간이 있다. 의회가 기한 안에 후보를 추천하지 못하거나 마지막 후보마저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의회는 해산되고 90일 안에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네타냐후가 과도정부 총리로 계속 재임할 수 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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