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빠르게 내렸지만…'추격 매수냐 관망이냐' 채권시장 신중

입력 2026-11-08 06:35
채권금리 빠르게 내렸지만…'추격 매수냐 관망이냐' 채권시장 신중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국내 기관 보유 채권의 평가손익은 개선되고 있으나, 연중 채권 약세장에 보수적으로 운용해온 탓에 최근 강세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금리가 많이 내려온 만큼 추가 매수에 나서기도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613%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약 1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0월에는 29.6bp 하락하며 2025년 11월 이후 월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전주 대비 약 16bp 내려 연 3.853%를 나타냈다. 지난 10월에는 약 40bp 하락하며 마찬가지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강세장에도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올해 부진했던 성과를 회복해가는 상황이지만, 금리가 하락한다고 마냥 기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코스피 급등세,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과 더불어 상승세를 보여왔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설상가상으로 주식 호황에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몰리면서 채권시장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쪼그라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장기간 이어진 채권 약세장에서 반복된 전망 실패와 손절매는 투자 여력뿐 아니라 심리도 위축시켰다.

한 증권사의 채권 중개인은 최근 시장 분위기에 대해 "채권 매수 포지션을 잡았다가 금리가 오르면서 손절하는 경험을 반복하다 보니 금리가 내려가도 매수 포지션을 잡기가 무섭다"며 "10월 한 달간 금리가 급하게 빠진 점도 여기서 금리가 더 빠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아예 손 놓고 시장을 관망하는 쪽과 뒤늦게라도 채권을 매수하려는 쪽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지난 8∼9월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에도 앞선 예상이 거듭 빗나간 탓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후 금리가 빠르게 내려오면서 지금이라도 매수해야 하는지, 이미 가격이 너무 오른 것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추가 강세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조급함과 추격 매수에 대한 부담이 공존하는 셈이다.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시장이 한두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던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급하게 내려온 만큼, 금리 전망이 바뀌지 않는 한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추가 매수의 관건은 통화정책 전망이 달라질지에 달렸다. 시장이 추가 한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해온 만큼, 최근 금리 하락을 뒷받침할 정책 경로의 변화가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주가 조정이 한국은행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10월 이후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지속적으로 매수하는 이유는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라며 "주가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우며 11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동결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최종 기준금리 하향 조정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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