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흔적 남기기' 집착할까…"내 집무실 국가기념물로"
중간선거 참패 이튿날 백악관 대형 연회장 찾아 공사 진행 상황 점검
선거 전날 워싱턴 '반사 연못' 자랑…반대 빗발친 '개선문'도 강행 태세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 DC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데 더욱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Oval Office)과 각료 회의실(Cabinet Room)을 현재 모습대로 보존하도록 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이곳을 국가기념물로 지정"한다며 "누구도 손대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집무실을 자신이 좋아하는 황금색으로 꾸몄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동관에 짓고 있는 대형 연회장 현장을 둘러봤다. 중간선거 참패가 확정된 이튿날 유일한 공개 일정으로, 예정에 없던 방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날인 지난 2일에는 선거운동 마지막 일정으로 백악관 앞 '반사 연못'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에선 뜬금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는 워싱턴의 주요 사적인 링컨 기념관과 워싱턴 기념탑 사이에 있는 대형 연못을 정비한 자신의 치적을 자랑했다.
부동산 업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과 상징물을 유달리 좋아한다. 백악관 앞마당의 전용 헬기 이착륙장(헬리패드)을 대리석으로 꾸며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골프광이기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도심의 공공 골프장(이스트포토맥)을 고급 골프장으로 만들려고 무단 벌목을 진행했다. 이는 법원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곳곳에 남기려는 시도도 끊이지 않는다. 워싱턴의 문화공연장인 케네디센터에 자신의 이름을 병기하려던 게 대표적이다. 이 역시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토록 '물리적 유산'에 집착하는 것일까. 퇴임 후 위대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고 싶은 욕망, 또는 '부동산 업자의 DNA'로 해석하는 시각이 병존한다.
CNN은 "동관 연회장은 (후임 대통령도) 철거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트럼프가 남기는 영속적인 영향"이라며 "그가 관심을 쏟는 것은 유산을 남기는 문제"라는 한 소식통의 분석을 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하나의 유산으로 삼으려는 워싱턴의 대형 개선문 건설은 조만간 공사가 강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의 측근이 위원장인 수도계획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건설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약 76m 높이의 아치형 개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데다 인근 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반대와 소송에 직면해 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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