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대법원 "대통령·의회 임기 연장 위법"…정국 혼란
"이미 임기 종료" 판결…대통령은 판결 하루 전 대법원장 해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소말리아 대통령과 의회가 임기 종료 전 각각 임기를 1년씩 연장한 것과 관련해 대법원이 임기 연장이 위법하다고 5일(현지시간) 판결했다.
하산 셰이크 모하무드 대통령은 아직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판결 선고 하루 전 대법원장을 해임하고 후임자를 발표하는 등 차기 대선을 앞두고 소말리아 정국 혼란이 심화하고 있다.
AFP 통신과 소말리아 반(半) 자치주인 푼틀란드에 본사를 둔 매체 가로웨 온라인에 따르면, 5인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소말리아 대법원 헌법재판부는 이날 모하무드 대통령과 의회가 지난 3월 헌법 개정 이후 각각 임기를 1년씩 연장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모하무드 대통령과 의회 의원들의 임기가 이미 종료했다며 30일 이내에 관계자들이 선거 방안에 합의해 9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할 것을 명했다.
애초 모하무드 대통령은 지난 5월, 의회는 그보다 한 달 앞선 4월에 각각 임기를 종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회는 지난 3월 대통령과 의원들의 임기를 종전 4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통과했다.
이어 정부는 다음 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과도기'를 내세워 현직 대통령과 의원들에게도 개정 헌법을 적용해 임기를 1년씩 연장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위헌·위법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이날 개정 헌법상 임기 연장 규정이 개정 당시 재직 중이던 대통령과 의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대통령 임기를 5년으로 연장한 것 자체의 위헌·위법성은 이번에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개정 헌법에 현직 대통령·의원에게도 변경된 임기 조항이 적용된다는 명시적 내용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연장된 임기가 자동으로 재직 중인 대통령·의원에게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기존 헌법 규정대로 5월과 4월에 각각 임기가 종료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모하무드 대통령은 아직 이번 판결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판결 선고를 앞두고 "사법부의 효율적이고 공정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우려"를 들며 바셰 유수프 아흐메드 대법원장을 해임하고 후임자를 임명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대법원장 해임을 거부하는 성명을 내고 해당 조치가 "대법원에 제기된 헌법 관련 사건의 사법 절차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말리아는 내전과 부족 갈등, 알카에다와 연계한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준동 등으로 수십년간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현재 의회는 권력을 분점한 부족 지도자들이 뽑은 의원들로 구성됐으며, 대통령은 의회에서 선출됐다.
개정 헌법은 275석의 하원의원을 1인 1표제와 개방형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통해 국민이 선출하고, 대통령은 하원의원과 연방 각 주를 대표하는 54명의 상원 의원이 구성하는 연방의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했다.
소말리아 선거관리위원회(NIEBC)는 개정 헌법에 따라 의원 선거를 내년 4월 15일, 대통령 선거를 5월 15일에 치르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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