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강국 덴마크도 "학생수당 살려내라" 대규모 시위
20일 유럽 전역 동시다발 시위 예고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교육 제도가 비교적 잘 갖춰졌다고 평가받는 덴마크에서도 학생들이 교육예산 삭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시위를 벌였다.
AFP통신과 일간 코펜하겐포스트에 따르면 덴마크 고교·대학 12개 학생단체는 4일(현지시간) 코펜하겐 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정부의 교육지원 예산 삭감을 규탄했다.
학생들은 '깨진 약속', 'SU(학생수당)를 구하라', '청년들을 속이지 마라' 등 구호를 적은 팻말을 들고 시청 광장부터 의회까지 행진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이날 집회 참가자가 3만명을 넘어 전례 없이 큰 규모였다고 평가했다. 주최 측은 전국 학교 57곳에서 약 4만명이 수업 거부 파업에 참여했다고 집계했다.
고교생단체 대표 오스카 톤스베르그 호프만은 18세 이상 모든 학생이 받는 덴마크 학생수당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교육제도"라면서 지원금 축소를 두고 정부와 대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코펜하겐포스트에 따르면 덴마크 정부는 지난달 마련한 2027년도 예산안에서 연간 소득이 71만77크로네(약1억4천300만원) 이상인 부모와 함께 사는 학생에게 수당을 폐지하고 나머지도 부모 소득에 따라 지원금을 일부 줄이기로 했다. 현재는 부모와 함께 살면 월 1천154크로네(약 23만3천원), 독립한 경우 월 7천426크로네(약 149만7천원)를 받고 있다.
1970년부터 시행된 학생수당 제도는 덴마크식 평등주의 교육의 기반으로 꼽혀왔다. 덴마크 교육부는 제도 개편으로 학생 약 1만4천명에게 수당이 끊기고 약 8천명은 지원금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대학생 키에란 힌드쇼(23)는 "좌파 정당을 포함한 진보 정부가 마침내 들어섰는데 기업 세금 감면과 전쟁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복지예산을 삭감하고 청년층 경제적 부담을 키우는 데 화가 난다"며 "정부가 이번 시위를 보고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학생 시위가 처음 시작된 프랑스보다 재정 상황이 훨씬 나은 편이다. 그러나 2030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의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교육·복지 예산을 깎았다. 페테르 훔멜고르 톰센 재무장관은 현재 안보 환경 탓에 "우선순위를 엄격히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작한 시위는 유럽 각지에서 국방비 증액과 교육·복지예산 축소, 주거비·생활비 급등 등 사회 전반 문제에 항의하는 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영국·벨기에·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 등 7개국 인권·노동단체 활동가들은 오는 20일 유럽 전역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열자고 촉구했다. 군비 증강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모임 '유럽 재무장 중단'은 같은 날 18개국에서 '전쟁 아닌 복지'를 구호로 학생 수업 거부를 포함한 청년 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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