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열차참사 여파로 총선 4주 앞 교통장관 교체
69명 사망 사고 엿새만에 교통장관 사임…제1부총리가 겸임하기로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스페인 고속열차 참사의 책임을 지고 교통 장관이 사퇴하면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임시 장관을 인선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전날 오스카르 푸엔테 교통 장관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카를로스 쿠에르포 제1부총리 겸 경제통상 장관이 잠정적으로 겸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무소속인 쿠에르포 부총리는 2023년 12월부터 경제 장관을, 지난 3월부터는 제1부총리도 맡아 왔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쿠에르포 부총리에 대해 "대단한 관리 능력과 통합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푸엔테 전 장관은 올해 1월 46명, 지난달 28일 69명의 사망자를 낸 잇단 열차 참사로 비판받은 끝에 지난 3일 저녁 의회에서 장관직 사임과 오는 29일 조기 총선 불출마 의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열차 참사로 스페인이 오랫동안 자랑해온 유럽 최대 고속철도망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산체스 총리가 보수 야당 국민당(PP)과 극우 복스당 등 야권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노리고 던진 조기 총선 승부수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관측이 많다.
산체스 총리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푸엔테 전 장관은 사고 후 며칠간은 야권의 사임 압박을 일축했지만, 총선을 앞둔 산체스 정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엿새 만에 사임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 총리는 "푸엔테 장관은 상황에 맞섰고 설명을 제공했으며 요구되는 해결책도 제시하고 나서 물러났다"며 "정부 수반으로서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푸엔테 전 장관은 사의 표명 전 기자회견을 통해 자동 경보를 발령하고 교통 이상 상황을 더 쉽게 포착할 수 있는 관제센터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포함한 이번 사고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자동 시스템 장애로 관제사가 직접 결정해야 할 때는 제2의 관제사가 교차 검토하도록 하며, 관제사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푸엔테 전 장관은 아울러 피해자 유족과 부상자들을 위한 3천만유로(약 452억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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