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EU "새 미 의회, 우크라 지지하고 러 압박하길"(종합)

입력 2026-11-05 00:34
[美중간선거] EU "새 미 의회, 우크라 지지하고 러 압박하길"(종합)

'트럼프 앙숙' 스페인 총리 "미국민, 증오에 반대"

버넘 "전세계, 생활물가 현안에 집중할 기회…전쟁 해결해야"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데 대해 유럽연합(EU)이 4일(현지시간) 새로 구성되는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은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새로운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를 바란다"며 EU와 미국이 '훨씬 더 강한 협력'으로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미온적이고 러시아에 대해선 유화적인 기조를 보여온 만큼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이 우세한 미 의회에서 기조가 바뀌기를 바란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미국민이 증오에 대한 반대를 표출한 투표 결과라고 평가했다.

산체스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어제 미국민은 사람들을 더 빈곤하게 만들 뿐인 정책에 반대하는 투표를 했다"며 "증오에 대한 반대, 성차별주의에 대한 반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데 대한 반대, 엘리트 계층의 특권에 대한 반대"라고 주장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는 브라질에서도 일어났고, 방금 미국에서도 일어났다"며 "스페인에서도 곧 일어날 것"이라고도 적었다.

중도좌파 사회노동당 정부를 이끌고 있는 산체스 총리는 보수 야권에 지지율이 밀리는 가운데 오는 29일 총선을 치른다. 앞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4선에 성공했을 때도 산체스 총리는 좌파 진영의 승리를 강조하며 이를 스페인 정치 진영과 연계하는 언급을 했다.

산체스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과 이란 전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방위비 증액 등 여러 국제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이 국방비를 충분히 올리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관세 부과를 위협하기도 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이번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유럽 상황과 버넘 정부의 기조를 반영한 해석을 내놓았다.

버넘 총리는 이날 영연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앤티가바부다에서 미 중간선거 관련 질문을 받고 "전 세계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활 물가 현안을 둘러싸고 힘을 합칠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넘 총리는 "중동 전쟁,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될 때까지는 생활비 압박을 경감할 수 없다"며 "이게 우리가 지금 집중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럽 각국에서는 높은 물가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버넘 정부도 생활고 경감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로이터통신에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 노선 변경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신호"라며 "이제 기후·환경, 외교정책, 개발구호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보다는 우리에게 더 가까운 목소리가 미국 정치에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억만장자 출신 포퓰리즘 정치인으로 '프라하의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린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는 탄핵과 거부권, 일종의 마비 상태가 될 수도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도 원하는 대로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비시 총리는 "그가 마침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의 베른트 랑게 위원장은 "트럼프와 그의 정책에 대한 엄청난 타격이고 미국 민주주의의 중대한 승리"라며 "유권자들이 '트럼프는 트럼프만 신경 쓴다'고 목소리를 냈다"라고 평가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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