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하늘길도 불안…여객기 7대 폭파 위협 신고(종합2보)

입력 2026-11-04 03:26
유럽 하늘길도 불안…여객기 7대 폭파 위협 신고(종합2보)

전투기 출격하고 비상착륙…그리스 크루즈선도 폭발물 수색

냉장고 해킹에 폭파 위협까지 잇따르자 러시아 공작 의심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3일(현지시간) 유럽 상공을 비행하던 여객기 7대에서 잇따라 폭발물 신고가 접수돼 항공기가 비상착륙하고 전투기가 출격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로이터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을 출발해 바르샤바 쇼팽 공항으로 향하던 폴란드 LOT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MAX) 여객기에서 오전 9시54분 폭파 위협 경보가 발령돼 7분 뒤 바르샤바 외곽 모들린 공항에 일단 착륙했다.

당국은 모들린 공항을 폐쇄하고 기내를 확인했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181명은 안전 조치가 마무리된 뒤 버스를 타고 쇼팽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바르샤바로 운항한 스칸디나비아항공 소속 여객기에서도 폭발물 신고가 접수돼 쇼팽 공항에 착륙한 뒤 수색을 받았다고 공항 측이 밝혔다.

영국 맨체스터-스페인 무르시아, 포르투갈 리스본-이탈리아 로마, 아일랜드 더블린-로마, 이탈리아 베르가모-불가리아 소피아, 더블린-소피아 구간을 운행하던 여객기에도 이날 폭발물이 있다는 신고가 이메일 등으로 접수됐다. 로마로 향하던 여객기는 이탈리아 공군 전투기 호위를 받고 착륙했다.

이 가운데 베르가모-소피아 구간 여객기는 헝가리 위즈에어, 나머지는 아일랜드 라이언에어 소속이다.



수색 결과 폭발물은 없었고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접수된 폭탄 신고 7건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스 시로스섬에서는 이날 이스라엘 하이파로 출항하려던 파나마 선적 크루즈선 크라운 아이리스호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인물이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주장해 수색 작업이 벌어졌다.

지난 9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가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서 부기장의 납치 기도 사건이 발생한 뒤 유럽을 오가는 항공기 안에서 폭파·공중납치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에도 런던 루턴 공항에서 이륙해 불가리아 소피아로 향하던 위즈에어 여객기가 폭탄 위협에 항로를 바꿔 헝가리 부다페스트 리스트 페렌츠 공항에 착륙했다. 위즈에어는 수색 결과 폭발물이 없다고 확인한 뒤 비행기를 소피아로 다시 띄웠다.

지난달에는 튀르키예 코렌돈항공과 오스트리아항공 여객기에서 각각 납치·폭파 경보가 발신돼 비상착륙하는 일이 있었다.



전날 유럽 각국 슈퍼마켓에서 발생한 냉장 시스템 해킹 사건에 이어 하루에 여객기 7대가 폭발물 위협을 받자 서방 사회 불안을 노린 러시아의 공작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네덜란드 보안정보업체 디아미의 에릭 스하우턴 대표는 "철도부터 식량 인프라까지, 냉장고 해킹과 갖은 방식의 작전이 벌어지는 상황은 유럽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러시아의 서사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원격 조작으로 슈퍼마켓 냉장·냉동고 온도를 최고 55도로 올린 사이버 공격은 전날 벨기에·룩셈부르크·네덜란드·스웨덴·에스토니아·아일랜드·핀란드·이탈리아·포르투갈·독일 등 최소 10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전역 슈퍼마켓과 미국에 있는 미군 시설 식료품 판매점 6곳에서 비슷한 해킹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보안업체 센티넬의 톰 헤겔 연구원은 세 차례 해킹 사건에 대해 "비용은 적게 들지만 표적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힌다"면서 이들 모두 러시아와 관련된 조직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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