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필리핀 대선은 친중 대 반중?…강경파 국방장관 출마 시사

입력 2026-10-31 17:05
차기 필리핀 대선은 친중 대 반중?…강경파 국방장관 출마 시사

'친중 성향' 두테르테 부통령과 2028년 경쟁 가능성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대중국 강경파로 꼽히는 필리핀 국방부 장관이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친중 성향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오는 2028년에 치러질 차기 대선 출마와 관련해 취재진에 "기회가 된다면 아마도 그럴 수 있다"면서도 "만약 기회가 없다면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62세로 2010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적이 있다.

테오도로 장관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면 유력한 대선 주자인 두테르테 부통령과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6년 단임제인 필리핀에서는 재선이 불가능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친중 성향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의 아버지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2016∼2022년 재임) 역시 과거 집권 당시 중국과 가까운 사이였다.

그러나 테오도로 장관은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강력하게 비판해 온 강경파로, 미국과는 국방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올해 6월 테오도로 장관과 그의 가족을 상대로 입국 금지와 거래 제한 조치를 하기도 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또 과거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집권 시기를 언급하며 차기 정부는 중국 자금의 유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라는 명목으로 위장한 중국의 불법 활동이 갑자기 국내 곳곳에 만연하게 됐다"며 "공격적인 이웃 국가와 영토 분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핵심 기반 시설과 관련한 투자 (요청)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부터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 영역 대부분이 자국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필리핀은 2013년 중국이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위반했다며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해 2016년 사실상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당시 PCA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무시하고 지금까지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인 필리핀은 2022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현 대통령이 집권한 뒤 전임 정권의 친중 노선을 뒤집었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지키기 위해 관련 법까지 제정하며 중국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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