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에 화들짝…코인 거래소 부랴부랴 보안 강화

입력 2026-10-31 15:34
수정 2026-10-31 15:46
바이낸스 해킹에 화들짝…코인 거래소 부랴부랴 보안 강화

피해액 8조5천억원 역대급 추정…'북한 소행' 가능성도

고객 자산 수탁기관 역할까지 겸해 공격 표적 되기 십상

코인베이스 개인키 오프라인 보관 등 보완 강화 총력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64억달러(약 8조5천491억원) 규모의 해킹 사건을 계기로 다른 코인 거래소 등 암호화폐 관련 업체들이 부랴부랴 보안 강화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가상자산 개인키를 오프라인으로 보관하는 시스템을 조정했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조치를 "순전히 예방 차원에서" 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가상자산 개인키를 오프라인으로 보관하고 있으면 해커가 원격 네트워크를 통해 키 자체를 탈취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미국의 코인 거래소 크라켄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사 방어 체계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얻기 위해 업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모니터하고 있으며 전담 조직을 꾸려 잠재적 취약점이 있는지 날마다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디지털 자산의 금융권 편입을 추진하면서 대형 해킹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통적인 월스트리트 증권거래소와 달리 가상자산 거래소는 거래 장소인 동시에 고객 자산의 수탁기관 역할까지 겸하고 있어 공격 표적이 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지갑 운영에는 복수 서명자, 자동 거래 절차, 스마트계약 권한,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 등이 얽혀 있어 개인키 보호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해킹돼 무단 출금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조사중이다.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으며, 거래 승인 인프라가 조작됐을 가능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바이낸스는 단말기, 클라우드, 키 관리, 서명 체계 전반에 대한 보안 점검도 진행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초기 조사 후 추가 침입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구체적 침입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바이낸스의 리처드 텅 공동 CEO에 따르면 공격자들은 도구와 흔적을 지우는 '자기파괴 장치'를 사용해 조사를 어렵게 했다.

TRM랩스와 체이널리시스는 이번 바이낸스 해킹이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소행일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바이낸스나 관련 업체 직원을 속여 정보나 접근 권한을 얻는 '사회공학적 공격'이 노트북 침해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자산 위험관리 업체 서킷의 해리 도널리 CEO는 기업들이 이에 대비한 직원 교육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가상자산 부문 책임자 크리스 퍼킨스는 로이터에 "가상자산이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보안 문제를 즉각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기술 기업 '페일세이프'의 아네이린 플린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업계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사이버 절도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는 기관 투자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자산 보관 및 보안상의 반복적인 실패를 결코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OKX의 최고경영자는 소셜 미디어 X 게시물에서 해킹 발생 즉시 업계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한 대응과 탈취 의심 자금의 일시 동결을 조율할 수 있는 실시간 경보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건이 기관투자자의 신뢰 확보를 추진해온 업계에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상자산업체 GSR의 조시 리즈먼은 이번 바이낸스 해킹이 암호화폐 업계 전반의 중대한 손실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접점에서 보안 개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29일 공격을 받은 후 출금을 중단했으며 해킹에 따른 손실은 전액 회사 측이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해킹 사건 후 현재까지 바이낸스가 블록체인 협력사들과 함께 동결하는 데 성공한 암호화폐 자산의 규모는 피해액 64억 달러 중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30억 달러(4조 원)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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