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캐나다, 美 맞서 '미래 동맹' 출범…전방위 협력 강화
우크라 지원·핵심 광물·AI 등서 공동 대응키로
美의존도 축소·외부 압박 대응 필요에 전략적 연대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에 카니 "내년 6월 협상 마무리 목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유럽연합(EU)과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응해 새로운 전략적 동맹을 출범시켰다.
양측은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핵심 광물, 인공지능(AI) 등 미래 전략산업에서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30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마치고 '미래를 위한 동맹' 출범을 발표했다고 AP, AFP 통신이 전했다.
카니 총리는 "세계는 점점 더 위험해지고 분열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 규범의 약화와 "무역의 무기화"가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동맹이 EU와 캐나다가 외부의 경제적 압박을 견뎌내고, 더 강력한 국가들의 지시를 따르기보다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우리를 하나로 묶는 건 지리적 경계를 훨씬 뛰어넘는다"면서 이번 동맹 출범은 "다른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의 힘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와 캐나다가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로 한 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과 캐나다에 대한 영토적 위협, 유럽의 전통적 대서양 동맹관계에 대한 불확실성 증폭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미국에 대한 경제·안보 의존도를 줄이고 강대국의 일방적 압박에 공동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전략적 연대를 본격화한 것이다.
양측은 동맹 출범에 맞춰 다양한 협정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미 대부분의 관세를 철폐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상태이지만, 기업들이 더 쉽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새로운 디지털 무역 협정 협상을 마무리했다.
유럽투자은행(EIB)이 캐나다의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마련했고, 위성 통신·항법, AI 분야 등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또 새로운 국경 보안 협정에 합의하고, 국방, 사이버 보안, 북극 안보 및 외국 간섭 대응 분야에서 더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캐나다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유럽 수출 타당성을 검토하고, 캐나다-유럽-아시아를 잇는 새로운 해저 케이블 구축 방안도 모색한다.
유럽의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캐나다 연구자와 기업에 개방하고, 캐나다의 유럽 '에라스무스' 학생 교류 프로그램 및 갈릴레오 위성항법 시스템 참여도 추진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EU가 마련한 900억 유로 규모의 지원 대출에 캐나다도 기여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우선 초기 5억 유로를 분담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EU와의 동맹 구축에서 더 나아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오늘 우리는 캐나다의 준회원국 가입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며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내년 6월까지 관련 협상을 마무리하는 걸 목표로 제시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캐나다를 EU의 첫 준회원국으로 만들자고 회원국들에 깜짝 제안했다. 그러나 준회원국 의미가 불명확하고, 사전 협의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메시지라 회원국들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따라 이날 양측의 공동 선언문에는 준회원국이라는 표현 대신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체화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다만 "지난 몇 주간 이 문제를 논의한 결과,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캐나다를 EU와 훨씬 더 가깝게 만드는 데 대한 폭넓은 지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준회원국 지위 안을 거듭 옹호했다.
EU와 캐나다의 밀착에 미국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가능성에 대해 지난달 "그럴 일은 없다고 본다"면서도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품목에 있어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