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숨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기둥 과도하게 잘라 발생"

입력 2026-10-30 10:30
수정 2026-10-30 11:34
7명 숨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기둥 과도하게 잘라 발생"

기둥 두께 과대평가·구조물 무게 과소산정…부실 구조검토가 화근

시공사·발주자 관리·감독도 미흡…정부, 해체공사 제도개선 추진



(세종=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작년 11월 노동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는 발파 해체에 앞서 기둥을 지나치게 많이 잘라낸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조사됐다.

기둥이 무게를 버티는 능력은 과대평가하고 구조물의 무게는 과소평가하는 등 부실한 구조검토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 조사위원회(조사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보일러타워의 기둥을 지나치게 많이 절단한 결과, 기둥이 상부 구조물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보일러타워를 폭파해 철거하기에 앞서 기둥과 보 등 구조물 일부를 미리 잘라내는 '사전 취약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기둥을 과도하게 절단하면서 남은 부분이 상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휘어지며 꺾이는 '국부좌굴' 현상이 발생했고, 구조물 전체의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기둥을 과도하게 절단한 것은 구조검토 과정에서 자료 오류와 기술적 검토 미흡으로 안전하게 잘라낼 수 있는 범위를 잘못 계산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보일러타워는 위로 올라갈수록 기둥의 철판 두께가 얇아지는 구조인데 지상층 한 곳에서만 두께를 측정한 뒤 이를 상부 기둥 전체에 일괄 적용했다.

실제 붕괴가 시작된 높이 26.2∼27.2m 지점의 기둥 두께는 15㎜였지만, 구조검토에서는 24㎜로 계산했다. 반면 구조물의 무게는 실제 3천525.8t보다 약 520t 가벼운 3천5.8t으로 산정했다. 기둥이 무게를 버티는 능력은 과대평가하고 실제 기둥이 견뎌야 할 무게는 과소평가한 셈이다.

또 기둥 절단에 따른 국부좌굴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았고, 노후 구조물의 변형이나 작업 중 손상 등에 대비한 안전 여유도 확보하지 않았다.



조사위는 실제 기둥 두께와 구조물 무게 등을 반영해 붕괴 과정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실제 붕괴가 시작된 높이 26.2∼27.2m 지점에서 기둥이 휘어지며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에서 나타난 기둥의 변형 형태도 실제 붕괴 현장에서 확인된 모습과 일치했다.

시공사와 발주자의 관리·감독도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원도급사인 HJ중공업은 전문업체의 판단에 의존해 시공상세도와 실제 현장 조건이 일치하는지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고, 발주자인 한국동서발전도 공사 참여 주체들을 체계적으로 총괄관리하지 못했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조사위는 재발방지를 위해 ▲ 해체공사 현장조사 강화 ▲ 해체공사 기술기준 마련 ▲ 고위험 해체공사 설계·시공 관리 강화 ▲ 발주자 책임 강화 등을 제안했다.

조사위는 다음 달 국토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보고서는 국토부 누리집과 건설안전 종합정보망을 통해 공개된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와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조사 결과를 종합해 해체공사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해 법령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과 수사 등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협조할 방침이다.

작년 11월 6일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높이 63.4m의 보일러타워 5호기가 사전 취약화 작업 중 무너지면서 노동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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