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판도 바꾼 '룰라의 무기'는 왓츠앱…지지층 결집
팔로워 1천만명 '룰라의 군대' 채널로 유세…룰라, '첫 개인폰' 사용해 동참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끈 무기는 소셜미디어 '왓츠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 측은 이달 4일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패한 후 '룰라의 군대'라는 이름의 왓츠앱 채널을 개설해 3주 만에 1천80만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룰라 대통령의 측근인 안드레 자노네스 하원의원은 이 채널을 통해 매일 수십 개의 동영상을 게시하고, 투표 전날에는 24시간 유튜브 생중계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쳤다.
룰라 대통령은 전날 승리 연설에서 자노네스 의원을 "우리의 장군"이라 부르기도 했다.
올해 81세가 된 룰라 대통령 역시 선거운동 과정에서 셀카 동영상을 촬영하며 "이제부터 브라질 국민들과 매일 여러 차례 소통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룰라 대통령은 원래 개인 휴대전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대선 과정에서 생애 첫 휴대전화를 선물 받아 '룰라의 군대' 활동에 동참했다고 브라질 현지 매체 메트로폴리스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셜미디어 유세가 룰라 대통령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현장 선거운동을 촉진하면서 결과적으로 대선 승리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그간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를 비롯한 우파 정치인들이 우세한 것으로 여겨졌던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이뤄진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실제로 보우소나루 후보의 아버지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할 때도 소셜미디어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데닐지 홀츠하커 브라질 ESPM대학 교수는 "룰라가 자신의 약점을 인식하고 스타일을 완전히 바꾼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룰라의 참모 자노네스는 브라질 좌파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 즉 소셜미디어 장악에 성공했다"고 BBC에 말했다.
마이라 굴라르트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 교수 역시 룰라의 이번 승리는 "소셜미디어와 거리에서의 지지층 결집 활동이 결합한 결과였다"며 "이는 투표 기권을 줄이는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상당수의 부동층 유권자를 지지자로 전환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노력이 내년에 출범하는 차기 룰라 행정부에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룰라 대통령은 전날 승리 연설에서 "우리는 국민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더 큰 발언권을 갖도록 할 것이며, 디지털 소통은 정부에서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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