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고물가 항의 시위 거센데…가스값 ㎿h당 100유로 위협

입력 2026-10-27 01:28
유럽 고물가 항의 시위 거센데…가스값 ㎿h당 100유로 위협

중동전쟁 등에 재고 '뚝'…"소비자가 내년 본격 반영, 고물가 가중"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유럽에서 천연가스 벤치마크 가격이 4년 만의 최고치인 ㎿h(메가와트시)당 97유로까지 올랐다.

블룸버그, DPA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타이틀트랜스퍼퍼실리티(TTF) 1개월 선물 가격은 27일(현지시간) 장중 97.64유로까지 올랐다. 이는 전장보다 4%가량 오른 것이며 2022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약 30%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는 3배로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300유로까지 넘었던 유럽 에너지 위기 당시의 최고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란 전쟁 발발 직전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가스 확보 경쟁이 심해진 상황에서 유럽 대륙 전역에서는 기온 하락으로 난방 수요가 늘고 있어 조속한 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은 옅어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온다.

유럽연합(EU) 가스 비축률은 약 75%로, 계절 기준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통상 10월이면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이 증가하지만, 올해는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생산 차질도 공급 우려를 더하고 있다.

톰 마젝맨서 우드매켄지 유럽에너지팀장은 "미국 중간선거 앞 중동 상황에 개선의 징후가 없다면 100유로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소비자 가격은 선물 가격보다는 서서히 오르고 있다. 소비자 에너지 계약은 통상 일정 기간 고정된 가격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독일 가격비교 사이트 베리복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규 고객의 가스 가격은 55% 상승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가스 선물 가격 급등은 내년 소비자 가스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고물가 고통을 가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미 유럽 각국에서 높은 물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으며 에너지 비용 상승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프랑스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21.3%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3.1%)을 이끌었다.

영국의 가정용 에너지 가격 상한가는 이번 달 3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으며, 내년 1월 16% 더 오를 걸로 컨설팅업체 콘월인사이트가 예상했다.

크레이그 로리 콘월인사이트 수석컨설턴트는 "현재로선 가스 재고 수준이 낮은 만큼 변동성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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