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의회 장악 즉시 트럼프의 '러시아 경유 딜' 겨눌듯
관련 상임위원장 예상 의원들, 주요 은행·항만에 '증거보전' 요구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다음달 중간선거에서 연방의회를 장악하는 즉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경유 딜'을 정조준할 태세다.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은 최근 월스트리트 주요 은행들과 미 주요 항구들에 러시아산 경유 수입이나 기타 거래와 관련된 계약서, 선적 서류, 선박 기록, 통신 내역 등을 보존하도록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신 명단에 오른 은행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다. 텍사스·뉴욕·뉴저지주의 주요 항구 및 항만당국도 수신처에 포함됐다.
이번 서한은 민주당 상원의원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론 와이든(오리건), 셸던 화이트하우스(로드아일랜드)와 하원의원 그레그 믹스(뉴욕) 등의 명의로 발송됐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각각 상원 외교위(쿤스)·은행위(워런)·재무위(와이든)·법사위(화이트하우스)와 하원 외교위(믹스)의 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인사들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 의원(뉴햄프셔)의 주도 아래 발송된 이 서한에는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도 이름을 올렸다.
서한은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으로 수입하는 어떠한 행위도 중대한 법적 의문을 제기한다. 의회 조사뿐 아니라 법적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러시아산 경유를 수입하기 위한 잠재적 합의는 러시아의 잔혹하고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제공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대한 국가안보 우려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서한에 서명한 의원들의 명단과 내용, 그리고 수신처를 고려할 때 민주당이 상·하원의 관련 상임위를 총동원해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맺은 경유 딜에 대한 의회 청문회 및 조사를 벌이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서한은 "추가적인 의회 감독이 예상된다"는 점을 들어 은행과 항만 당국에 미국 내 러시아산 경유의 "구매, 운송, 수입, 하역, 저장, 금융 지원 또는 유통"을 차단하도록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 480만t 규모의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국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그레이엄법'의 시행을 보류했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제기됐다. 또 러시아산 원유, 가스 및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도록 2022년 초당적 합의로 제정된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법'에 위배된다는 논란을 낳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최근 몰타 선적 유조선이 러시아 프리모르스크항에서 경유 4만t을 선적했으며, 이 유조선은 다음달 7일 뉴욕에 도착할 예정이다. 해운 정보업체 탱커트래커스는 지난 23일 러시아 경유를 실은 유조선 세 척이 미국을 목적지로 표시했다고 밝혔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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