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나스닥 IPO 신청…AI투자 우려 속 역대 최대 도전(종합)
2조 달러 기업가치로 1천억 달러 조달 목표…스페이스X 기록 경신 주목
티커명은 'ANT'…공동 창업자들에 지분 무관 50.1% 의결권 부여
"오용되면 재앙" 증권신고서에 AI위험 경고…트럼프 행정부와 갈등도 적시
(샌프란시스코·뉴욕=연합뉴스) 권영전 김연숙 특파원 = '클로드'의 앤트로픽이 '챗GPT'의 오픈AI를 제치고 상장을 신청한 첫 인공지능(AI) 모델 기업이 됐다.
앤트로픽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공식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앤트로픽은 다음 달에 티커명 'ANT'로 나스닥에 A형(클래스 A) 보통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증권신고서는 공모 주식 수와 희망 공모가 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앤트로픽이 이번 IPO를 통해 기업 가치를 최대 2조 달러(약 2천700조원)로 평가받아 1천억 달러(약 133조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이 이와 같은 최대 목표를 달성하면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세운 상장 기업가치 1조7천700억 달러와 자금 조달액 750억 달러를 모두 경신하게 되는 셈이다.
앤트로픽은 올해 상반기 매출 162억8천600만 달러(약 21조6천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배 이상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순손실은 807억4천800만 달러(약 107조2천억원)로 집계됐는데, 여기에는 기존 자금조달 과정에서 발행된 전환사채(CB)와 파생상품의 가치 변동에 따른 장부상 비현금성 비용 약 724억 달러가 반영됐다.
이와 같은 일회성 장부상 평가 손실을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은 16억1천800만 달러(약 2조1천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반기 기준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또 6월30일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합해 약 1천124억 달러, 단기 투자자산 약 193억 달러 등 막대한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앤트로픽은 AI의 위험성도 상세히 반영했다.
약 400쪽 분량의 증권신고서 중에서 '위험 요인' 항목이 94쪽에 달해 전체의 4분의 1가량을 할애했다.
앤트로픽은 고도로 발달한 AI의 위험성에 대해 "그러한 시스템이 오용되거나 복제되거나 무기화하거나 높은 수준의 자율성으로 운영될 경우 인류에게 재앙적이거나 존재에 위협이 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사 도구를 악용한 해킹 시도 사건 등을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또 현재 자사가 미 국방부 등 행정부와 법적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주요 사업 위험으로 적시하고, 이와 같은 갈등 때문에 미국 정부에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들이 앤트로픽 AI를 사용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IPO 절차를 통해 앤트로픽의 독특한 지배구조도 공개됐다.
앤트로픽은 공동창업자들이 설립한 별도 유한책임회사인 '파운더 LLC'에 F형(클래스 F) 주식 단 한 주를 부여했는데, 이 주식은 주주총회 일반 안건에 대해 50.1%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 창업자들은 실제 보유 지분과 관계 없이 안건 대부분에 대해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독립 수탁자 5인으로 구성된 '장기이익신탁'(LTBT)이 T형(클래스 T) 주식을 통해 이사 과반을 선출·해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창업자들이 이사회 구성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기존에 앤트로픽에 투자했던 아마존·구글 등 전략적 파트너사들에게도 배당 등 경제적 권리는 있지만 의결권은 없는 N형(클래스 N) 주식이 부여돼 지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N형 주식은 제삼자에게 매각할 때 A형 주식으로 전환된다.
현재 각각 2억3천만∼2억5천만 주를 보유하고 있는 공동창업자들은, 개인 지분의 80%를 자선 사업에 기부하겠다고 약정했으며 앤트로픽 회사 차원에서도 전체 주식의 5%를 공익 기금에 출연했다.
앤트로픽 창업자들은 증권신고서에 첨부한 서한을 통해 "우리는 AI가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한 기술 중 하나라고 믿는다"고 밝히고 회사 설립 목적으로 "인류의 장기적 이익을 위한 첨단 AI의 책임 있는 개발과 유지"라고 명시했다.
이번 상장은 급성장하는 생성형 AI 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실제 수요와 평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가 AI 투자 붐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상황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증시 데뷔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맷 케네디 수석전략가는 몇 달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AI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의문을 품지 않았지만, "앤트로픽이 올해 여름과 비교해 훨씬 어려워진 IPO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앤트로픽은 이번 상장으로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AI 모델의 상징적인 기업이자 라이벌인 오픈AI보다 먼저 상장 절차를 밟게 됐다.
오픈AI는 AI 안전성 논란과 기업가치 평가 현황 등을 이유로 상장을 내년으로 미룬 반면 앤트로픽은 상장 기업이 돼 투명성을 확보해야 오히려 AI 안전을 강화할 수 있다며 상장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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