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트럼프 밀어준 히스패닉과 20대…이번엔 대거 등 돌리나
2024 대선서 히스패닉·20대 트럼프 지지 4년 전보다 19%p·17%p 늘어
히스패닉, 고물가·강경 이민단속에 실망…NYT "2020년대 최대 부동층"
"경제적 불안·박탈감에 시달리는 Z세대…이들 정치성향도 경제가 좌우"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승리를 견인했던 히스패닉계와 20대의 표심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집단에서 표출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정치에 대한 환멸이 투표에 얼마나 반영되는지에 따라 중간선거 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2024년 대선의 투표 내역을 2020년 대선과 인종·성별·연령 등의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히스패닉 유권자의 변화가 크게 두드러졌다.
전체적으로는 히스패닉 유권자 중 54%가 민주당을, 44%가 공화당을 지지했지만 4년 만에 공화당 지지가 19%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온 흑인 유권자 중에서도 2024년 13%가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다. 4년 전보다 9%p 늘어난 규모다.
연령대로 볼 때는 18∼29세 유권자에서 트럼프 지지가 17%p 늘어났다. 전체적으로는 53%가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지지로 상당수가 이동한 것이다.
대부분 집단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늘기는 했지만 히스패닉 중심의 비백인 유권자와 20대 유권자의 표심이 크게 이동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준 셈이다.
젊은 층에서는 특히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밀어줬다. 18∼44세만 놓고 봤을 때 남성에서는 15%p가, 여성에서는 8%p가 트럼프 지지로 옮겼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에 큰 역할을 했던 이들이 다음 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서는 실망감과 좌절감을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NYT는 히스패닉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부동층으로 부상했다면서 민주당이 지난 2년간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신뢰를 상당 부분 되찾은 상태라고 전했다.
NYT는 "미국에서 1990년대에는 정치인들이 '사커맘'(자녀를 축구 같은 방과 후 활동에 데려다주는 중산층 어머니)의 지지를 얻으려 경쟁했고 2010년대에는 백인 노동자 유권자들을 공략했으나 2020년대 가장 중요한 부동층은 라틴계라는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NYT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라틴계 유권자들이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30%p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2024년 19%p로 줄었던 차이가 30%p로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라틴계 중 42%는 공화·민주당 모두에 불만스러워했고 45%는 양당에 별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고물가와 강경한 이민 단속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접기는 했지만, 과거처럼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지도 않는 것이다.
'Z세대' 역시 이번 중간선거에서 표심 변화가 클지 주목되는 집단이다.
미국에서 생애 첫 주택 구매 평균연령은 2023년 35세에서 2024년 38세를 거쳐 2025년 40세로 높아졌다.
25세 미만 성인의 60%가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와 살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다. '아메리칸 드림'을 되찾아주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퇴색시키는 지표다.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일자리 얻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청년층의 우려에 트럼프 행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낙관론'을 고수하면서 기득권 혁파 기조를 내던지고 거대 기술기업을 밀어주는 기득권이 돼버렸다는 불만도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 관계자는 CNN에 "우리 진영 젊은이들의 사기가 꺾여있다. 불편한 진실을 감추려 해봐야 소용없다"고 말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Z세대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잠시 보수주의가 미국 젊은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처럼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이란전쟁으로 물가안정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젊은이들이 중간선거에서 대거 공화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흔히 Z세대의 정치적 행태를 문화적 쟁점이나 인터넷 트렌드의 관점에서 해석하려 하지만 이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건 결국 경제적 불안과 박탈감이라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Z세대가 배신감을 느끼고 있으며 사회 시스템의 작동에 대해 깊은 불신을 품고 있다면서 이들이 냉소적 태세로 투표를 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세력으로 기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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