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관리비 '비리 경보' 7천851곳…처분 결과는 '모름'
공개 대상 36%서 경보…"점검·적발·처분 결과 남도록 제도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정부가 아파트 관리비 비리 차단을 위해 도입한 '조기경보시스템'이 올해 8천개 가까운 단지에 대해 의심 경보를 내렸지만 관계기관들은 후속조치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공동주택 관리 비리 조기경보시스템'에서 비리 의심 경보가 1건 이상 발생한 공동주택은 전국 7천851개 단지로 집계됐다.
경보 발생 단지는 관리비 공개 의무 단지 2만1천729곳 중 36.1%다.
조기경보시스템은 2022년 국토부가 구축해 한국부동산원에 운영을 맡긴 시스템으로, 공동주택 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등록된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회계감사, 공사·용역업체 선정 내역 등을 분석해 비리 의심 단지를 선별한다.
운영 기관인 부동산원은 경보 결과를 지방자치단체가 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5개 이상 항목에서 경보가 발생한 단지는 국토부에도 별도로 통보한다.
그러나 부동산원은 경보 이후 지자체의 점검·감사 시행 여부, 위반사항 적발 여부, 시정명령·과태료·수사의뢰 등 처분 여부 등에 관한 의원실 질의에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국토부 역시 관련 자료 요구에 17개 시도 중 6곳 자료만 제출했고, 이마저 시도마다 집계 기준이 달라 전국적인 점검·처분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허 의원실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와 부동산원은 작년 12월 단순 오기 미입력 등 실제 비리와 관련성이 낮은 항목을 정비한다는 이유로 경보 기준을 개편해 이상 징후 항목을 31개에서 20개로 줄였다.
작년 말 시점 자료에 개편 전과 후 기준을 각각 적용한 결과 경보 건수는 8만1천241건에서 1만80건으로 87.6%, 경보 단지는 1만9천752곳에서 7천737곳으로 60.8% 각각 감소했다.
국토부에 별도로 통보되는 '5개 이상 항목' 경보 단지는 개편 전 기준으로는 8천255곳이었으나 개편 후에는 7곳으로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삭제된 항목에는 국토부가 2022년 주요 이상 징후로 제시한 '최근 1년간 수의계약 결과를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단지'가 포함됐다. 이 항목은 개편 직전에도 경보 2천380건이 발생했다.
'관리비 등 통장 잔액 은행조회서 또는 잔액증명서를 등록하지 않은 회계감사인' 항목도 개편 직전 천530건의 경보가 나왔으나 개편에서 삭제됐다.
이후 국토부는 올 5월 관리비 비리 처벌 강화, 수의계약 대상 제한 등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았으나 조기경보시스템에서는 앞서 이와 관련한 항목이 삭제됐던 셈이다.
국토부는 작년 12월부터 올 9월까지 이상 징후가 5개 이상인 경보 단지 목록을 첨부해 해당 시도에 5차례 지도·감독 요청 공문을 보내면서 개편된 조기경보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지자체의 실제 점검 여부와 적발 및 처분 결과를 보고하라는 요구는 없었으며 "정기적으로 우리 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전환 예정"이라는 문구만 있었다고 허 의원실은 전했다.
허 의원은 "비리를 조기에 잡겠다고 만든 시스템이 경보를 띄웠지만 정부는 실제 점검과 처분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있다"며 "지자체의 점검·적발·처분 결과가 시스템에 반드시 남도록 제도화하고 실제 적발 사례와 후속조치 결과를 토대로 경보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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