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우려에 글로벌 신용스프레드 확대…17개월만에 최고치
안전자산 선호 강화…아시아 우량 회사채 스프레드도 상승
수출입은행, 시장 변동성에 엔화채 발행 연기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인공지능(AI) 거품 우려와 중동 긴장 고조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글로벌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1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블룸버그 지수 기준 2025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일부 지표의 스프레드 확대 폭은 최대 129bp(1bp=0.01%포인트)에 달했다.
신용스프레드는 신용위험이 있는 채권의 금리와 비교 기준이 되는 채권 간 수익률 차이를 말한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통상 회사채와 만기가 비슷한 국채의 수익률 차이로 측정한다.
투자자들이 신용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로 볼 수 있으며, 스프레드 확대는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졌거나 시장 여건이 악화했음을 시사한다.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났다.
아시아 우량 기업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는 이날 2025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국수출입은행은 엔화 표시 채권 발행을 연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시아 지역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도 이날 장 중 한때 2bp 확대됐다가 이후 그 폭이 1bp로 줄었다.
CDS는 채권 발행자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CDS 스프레드 확대는 시장이 평가하는 신용위험이 커졌음을 나타낸다.
유럽에서도 투자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가 2025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시장 불안의 배경에는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다. 막대한 차입을 동반한 AI 투자가 빠르게 늘어가는 가운데 기술 기업들이 투자 규모에 맞는 수입을 거둘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주식의 매도세가 나타났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도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투자은행 나틱시스의 개리 응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신용위험이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며 "아시아도 이러한 충격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확대된 스프레드가 우량 회사채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베스코의 노버트 링 아시아·태평양 채권 포트폴리오 운용 책임자는 신용자산 전반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스프레드 확대는 우량 기업의 신용위험을 부담하는 투자자에게 더 높은 보상을 제공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크레디트사이츠의 라크슈마난 R 아시아 기업신용 담당 책임자는 "신용위험의 재평가가 보다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국면의 시작이라고 본다"며 현금 보유 비중과 단기금융 상품 비중을 늘리고, 은행 및 금융회사의 선순위채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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