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재집권 후 제공된 인도적 지원금 9%만 경로 추적 가능"

입력 2026-10-23 15:04
"탈레반 재집권 후 제공된 인도적 지원금 9%만 경로 추적 가능"

현지 연구기관 조사…2021년 8월 이후 누적 원조금 10조6천억원

"일반적 사례 아냐…분실·도난·오용 아니고 관련 정보 공개 안 된 탓"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재집권한 2021년 8월 이후 아프간에 제공된 국제 인도적 지원금의 약 9%만이 첫 수령기관 이후의 자금 흐름을 공개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체 아무TV는 23일 아프간인 연구단체 '카불연구소'가 전날 온라인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원조금 추적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해당 플랫폼을 이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8월 이후 지금까지 아프간에 전달된 원조금은 80억달러(약 10조6천억원)로 이중 약 9%에 해당하는 7억2천190만달러(약 9천600억원)만 첫 수령 기관 이후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나머지 91%는 자금 흐름이 공개 자료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불연구소는 해당 플랫폼이 온라인 출처 21곳 이상으로부터 정보를 찾아내고 원조금 제공이 약속된 경우와 약속이 이행된 경우 등을 구별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에는 2021년 8월부터 2026년 9월 30일까지 자료가 이용됐다고 덧붙였다.

카불연구소는 경로 추적이 불가능한 원조금이 분실·도난당하거나 오용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연구 결과는 원조금 경로 파악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그만큼 덜 공개됐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또 원조금 14억2천만달러(약 1조9천억원)가 지급된 316건의 경우 수취인이 비밀에 부쳐졌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플랫폼은 연구원과 학생, 언론인을 위한 핵심 정보 출처로 이용되도록 설계했고 기부자와 유엔기구, 원조단체도 원조 형태 등을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카불연구소는 말했다.

전직 아프간 외교관이자 카불연구소 연구원인 오마르 사마드는 "플랫폼을 통한 연구는 부패를 입증하거나 원조단체들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정치적 주장을 진전시키기 위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사마드 연구원은 "우리가 원조금을 추적하고 그 영향력을 이해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은 인도주의적 지원과 관련해 세계에서 정치적 제약이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라며 "아프가니스탄은 일반적 사례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연구소 측은 2021년 이전 아프간에 제공된 원조금 집행 경로도 향후에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선 탈레반 재집권 이후 원조금이 급감했다는 사실도 부각됐다.

이크발 모히드 연구원은 인도주의적 원조금이 2022년 약 32억달러(약 4조2천억원)에서 2026년 6억달러(7천900억원)로 쪼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원조의 초점이 빈곤 저감을 겨냥한 폭넓은 프로그램이나 발전보다는 당장의 생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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