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편투표 압박에 美민주당 지지층 현장투표로 대거 이동

입력 2026-10-23 09:33
수정 2026-10-23 09:34
트럼프 우편투표 압박에 美민주당 지지층 현장투표로 대거 이동

행정명령으로 우편투표 제한 시도…유권자들 "우편 서비스 못 믿겠다"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편투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면서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우편투표 대신 현장 사전투표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플로리다대 연구진이 조지아·위스콘신·네바다 등 미국 8개 주의 투표 상황을 분석한 결과 6개 주에서 우편투표 신청 건수가 2022년 중간선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주에서는 우편투표 신청 건수가 2022년보다 40% 줄어든 반면 현장 사전투표 참여는 큰 폭으로 늘었다.

위스콘신주에서도 우편투표 이용이 감소한 가운데 현장 사전투표 첫날인 20일에는 5만5천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22년 중간선거 당시 첫날보다 65%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우편투표를 기피하고 현장 투표를 선호하는 움직임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이미 투표를 마친 민주당 지지층 중 2022년 우편투표를 이용했던 유권자의 절반 이상은 현장 사전투표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데이터 기업 보트허브가 네바다주의 투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현장 사전투표에 참여한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18%는 2024년 대선에서는 우편투표를 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편투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제한하려는 시도를 이어가면서 유권자들의 불신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민주당의 '부정선거'에 악용된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는 행정명령을 통해 우편투표를 제한하고자 시도한 바 있다.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은 행정부가 우편투표를 제한해선 안 된다고 판결하며 제동을 걸었지만, 행정부의 선거 관리에 대한 불신과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보트허브의 데이터 부문 책임자인 재커리 도니니는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뉴스를 많이 접하는 유권자라면 트럼프가 미국 우편 서비스를 무력화하려 했다는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우편 서비스를 믿을 수 없다. 직접 투표용지를 제출하겠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WP에 말했다.

미국 민주당에서도 유권자들에게 우편을 거치지 않고 직접 투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직접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용지를 제출하거나, 우편을 이용할 경우에는 가능한 한 빨리 투표용지를 발송하라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 캐런 브라운리(오하이오) 하원의원은 "유권자들은 우편 투표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안전한 투표함에 직접 투표용지를 넣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많은 민주당 유권자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에 집착하는 목적이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억제하려는 데 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투표 참여가 위축됐다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전국적으로 사전투표 참여가 급증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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