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다음은 식량 위기"…경유·비료값 급등에 엘니뇨까지

입력 2026-10-23 05:02
"에너지 다음은 식량 위기"…경유·비료값 급등에 엘니뇨까지

S&P글로벌, 식량가격 상승 '3대 악재' 지목…내년 압박 본격화 전망



(뉴욕=연합뉴스) 임수정 특파원 =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경유 가격 급등과 비료 공급 차질에 초강력 엘니뇨 현상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생산이 위축되고 식량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식량 가격에 세 가지 악재가 동시에 닥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미·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비료와 비료 원료의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뿐 아니라 농작물 생산에 필수적인 요소, 암모니아, 황 등이 대량으로 운송되는 핵심 통로다.

특히 비료 원료인 황은 공급 병목 현상이 이어지면서 지난 9월 가격이 올해 1월보다 약 70% 급등했다.

비료 가격이 오르면 농민들은 비료 사용량을 줄이거나 재배 면적을 축소하게 되고, 이는 향후 농작물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농업용 연료인 경유 공급이 줄어든 것도 문제다.

경유는 농기계 가동은 물론 농업용 관개시설 운영과 농산물 운송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연료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경유 수출이 급감한 데 이어 러시아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여파로 수출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지난 7월 발생한 엘니뇨 현상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농산물 생산에 추가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10∼12월 엘니뇨가 1950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발달할 가능성을 83%로 제시했다.

엘니뇨는 지역에 따라 폭우와 홍수를 일으키거나 가뭄과 폭염을 초래해 농업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

2014∼2015년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한 뒤에도 세계 식량 가격이 약 10% 상승한 바 있다.

S&P글로벌은 농민들이 종자와 비료, 연료를 구입한 뒤 농작물을 수확·판매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현재의 비용 상승 충격이 2027년에야 식량시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P글로벌 부회장이자 에너지 전문가인 대니얼 예긴은 "에너지 위기는 (시장) 화면에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만, 식량 위기는 계절의 순환에 따라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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