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대 강단 오른 노재헌 대사 "한중 협력 업그레이드해야"

입력 2026-10-22 21:02
中인민대 강단 오른 노재헌 대사 "한중 협력 업그레이드해야"

주중한국대사로는 첫 강연…BTS 영상 틀며 "한국 문화 즐겨달라" 당부도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명문대인 인민대에서 주중한국대사로는 최초로 노재헌 대사가 강단에 서 한중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2일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노 대사는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에서 '한·중 관계 미래'에 대해 강연했다.

인민대 중앙금융연구원(RDCY)은 2024년 11월부터 각국 대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대사 포럼'을 마련해 왔는데, 주중한국대사가 연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연에는 중국,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다국적 학생을 포함한 200여명의 청중이 참석했다.

노 대사는 이 자리에서 오랜 한·중 관계의 역사를 소개하고,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정상회담을 거치며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는 성과를 거뒀다고 역설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고위급 신뢰를 회복하며 경제·문화·인적 교류가 일어나고 있다"며 "서로 물건을 사고파는 1차원적 협력 관계를 넘어 이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과거의 경제협력 모델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오고 있다"며 "이제는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잘 결합하는 수평적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사는 강연 도중 방탄소년단(BTS)의 영상을 틀어 청중들에게 누군지 아느냐고 묻거나,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 손을 들어 알려달라고 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BTS의 광화문 공연 영상을 소개하며 "한국을 방문해 문화를 즐겨달라"고 당부한 데 이어, 양국 간 문화 갈등이 존재하지만 기원이나 우월성을 다투기보다는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을 함께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시하기도 했다.



양국의 핵심 협력 분야로는 AI 기술의 위험에 대한 공동 대응 뿐 아니라 바이오 의료, 고령화 산업, 저출생 문제, 친환경 에너지 등을 꼽았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했다.

노 대사는 "북한이 적대적 국가론을 내세우면서 남북 관계가 냉랭하다"면서도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고 한반도 평화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는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 모두의 공통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국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가 한중관계 복원의 걸림돌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양국 관계와 다자 관계를 과거의 틀로 규정해서 보기에는 상황 변화가 크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역사 인식에 대해 묻는 말에는 "과거 역사 문제를 직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미래에 있어서는 협력할 부분은 같이 견지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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