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제재' 직면한 국제형사재판소, EU 최고 인권상 수상

입력 2026-10-22 20:15
수정 2026-10-22 20:28
'트럼프 제재' 직면한 국제형사재판소, EU 최고 인권상 수상

"국제법·정의 수호 활동 인정"…한국인 백기봉 재판관도 일원

ICC 소장 "유례없는 도전에 처한 시기에 수상…ICC 중요성 재확인"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고강도 제재 부과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흔들기'로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권상으로 꼽히는 '사하로프 사상의 자유상'(이하 사하로프상)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올해의 사하로프상 수상자로 ICC와 그 구성원들을 호명했다.

메촐라 의장은 "EU는 다자주의와 국제기구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창립됐으며, 이번 상은 국제법과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ICC의 중요한 활동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메촐라 의장의 발표에 유럽의회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아케네 도모코 ICC 소장은 수상 소식에 성명을 내고 "ICC와 그 관계자들이 재판소의 사법적 임무 수행을 방해하려는 제재를 비롯해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한 시기에 주어진 이 상은 독립적인 사법 기관과 국제법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물리학자 출신의 소련 반체제 인사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안드레이 사하로프 이름을 따 유럽의회가 주는 이 상은 인권과 자유를 수호하는 개인과 단체를 기리기 위해 1988년 제정됐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2002년 '로마규정'에 따라 전쟁범죄와 대량학살 등 반인도주의 범죄를 저지른 인사를 단죄할 목적으로 설립된 상설 국제재판소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ICC 재판관 출신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비 필라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임시 재판관이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인 지난 9일 ICC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은 ICC가 가자지구 내 전쟁범죄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ICC '해체'까지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ICC가 미군을 전쟁범죄로 처벌하려 한다며 애초에 가입하지 않았다.

한편, ICC는 임기 9년의 재판관 총 18인으로 구성되며, 한국 법조인인 백기봉 재판관도 현재 ICC 재판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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