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사우디 방어 지원하겠지만 예멘 공격은 안 해"

입력 2026-10-22 02:41
수정 2026-10-22 07:04
이집트 대통령 "사우디 방어 지원하겠지만 예멘 공격은 안 해"

이집트 외무·정보국장, 사우디 방문해 왕세자 예방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친(親)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집트가 사우디 영토 방어를 지원하겠지만 예멘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이집트 대통령실에 따르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한 이집트의 군사 지원은 사우디의 영토와 국경을 방어하는 데 국한될 것이며 예멘에 대한 공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요청받는다면 다른 아랍 국가의 영토도 방어할 것"이라면서도, "이집트의 군사적 노력은 자국 영토나 이집트가 안보와 안정을 지키고자 하는 주변 아랍 국가의 영토를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우디 국영 SPA 통신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하산 라샤드 정보국장이 사우디 리야드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예방한 시점에 나왔다.

압델라티 장관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에게 보내는 엘시시 대통령의 서한을 전달했으며, 양측은 양국 관계와 지역 정세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집트가 사우디에 군사적 지원을 단행한다면 이는 중동 지역 갈등의 중대한 확전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해왔다.

중동에서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이 위축되고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집트 의회는 사우디 지원 요청 시 이집트군 파병을 승인하는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오는 26일로 연기했다.

예멘에서는 국제 사회가 인정하는 예멘 정부를 돕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수도 사나 및 북부 주요 지역을 장악한 후티 반군 간의 전투가 격화하면서 이란을 겨냥한 미국·이스라엘 전쟁의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집트와 사우디는 중동 내 긴밀한 전략적·경제적 동맹 관계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은 2013년 군부가 이슬람주의자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이집트에 수십억 달러의 원조와 중앙은행 예치금, 투자를 제공하며 경제적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 엘시시 대통령은 그 이듬해인 2014년 권좌에 올랐다.

역내 주요 군사 강국으로 꼽히는 이집트는 앞서 2015년 예멘 내전 당시에도 후티 반군을 격퇴하기 위해 사우디가 주도한 연합군에 합류했으나, 실제 전투 개입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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