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한밤의 시간표', 美 어슐러 K. 르 귄 소설상 고배

입력 2026-10-22 01:32
정보라 '한밤의 시간표', 美 어슐러 K. 르 귄 소설상 고배

정 작가, 최종후보에만 5차례 올라…올해 수상작은 핍 애덤의 '오디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소설가 정보라가 연작소설집 '한밤의 시간표'로 미국 어슐러 K. 르 귄 소설상 최종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어슐러 K. 르 귄 재단은 21일(현지시간) 시상 5회째를 맞는 올해 수상작으로 뉴질랜드 작가 핍 애덤의 '오디션'(Audition)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수상작은 로맨틱 코미디 대사를 인용하는 주인공 3명이 수감에서 유배를 거쳐 처벌을 넘어선 곳으로 여행하는 과정을 통해 감금 정치와 폭력의 심리학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재단 심사위원단은 "수용과 희망을 묘사하는 방식이 대담하고 놀라우며 초월적"이라고 평가했다.

상금은 2만5천 달러(약 3천300만원)다.

'어스시 연대기' 등 SF·판타지 소설로 유명한 미국 작가 어슐러 K. 르 귄의 문학적 유산을 기리기 위해 2022년 제정된 이 상은 '단일 저자가 집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설'에 수여된다.



정 작가의 '한밤의 시간표'는 올해 최종 후보 9편에 포함됐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한밤의 시간표'는 저주받은 물건을 보관하는 수상한 연구소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과 물건에 얽힌 기이한 이야기를 엮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23년 초판이 나왔고, 미국에서는 안톤 허의 번역으로 지난해 9월 출간됐다.

안톤 허는 작가의 전작인 소설집 '저주토끼'와 '너의 유토피아', 장편소설 '붉은 칼' 등은 물론이고 박상영·신경숙·황석영 등 작가의 작품도 영어로 옮긴 번역가다.

재단은 앞서 후보작을 소개하면서 이 작품에 대해 "우리가 자신의 잔혹함에 사로잡힌 사회에 살고 있음을 상기해주며,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정 작가는 앞서 '저주토끼'로 2022년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과 2023년 미국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 지난해에는 단편집 '너의 유토피아'로 필립 K. 딕상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올해는 '한밤의 시간표'와 '붉은 칼'로 미국 로커스상 번역소설 부문 후보로 선정됐지만 최종 수상하지는 못했다.

정 작가는 연세대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인디애나대에서 슬라브어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러시아와 동유럽 문학을 한국어로 옮기는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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