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해 천연가스 생산 승인…트럼프 "훌륭한 소식"
신규 개발 불허 기조에도 국제정세 따른 에너지 부담 고려
트럼프, 북해 개발 압박해와…환경단체, 항의 시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노동당 정부가 수년간 논란이 돼온 북해 가스전 운영을 승인했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는 2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잭도 가스전에서 천연가스 생산을 승인했으며, 이에 따라 이달 말부터 공급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안보부는 최대 생산 시 국내 가스 생산량을 약 6% 늘릴 수 있고 최장 11년간 가스 공급 확대로 수백 개 일자리 공급과 29억파운드(약 5조1천5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북해 유전·가스전 개발은 영국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다.
중도좌파 노동당은 2024년 7월 총선에서 영국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옮겨 가는 만큼 북해에선 기존 유전·가스전 확장 외에 신규 개발에는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집권했다.
노동당 정부는 이 공약을 지키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중동전쟁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 혼란이 계속되면서 국산 에너지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틈만 나면 영국 노동당 정부가 재생 에너지를 포기하고 북해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애버딘에서 동쪽으로 약 240㎞ 떨어진 곳에 있는 잭도 가스전은 영국 셸과 노르웨이 국영 에퀴노르 합작 벤처인 아두라가 운영한다. 2005년 처음 가스전이 발견됐지만,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았다.
2022년 보수당 정부는 생산을 허가했으나 환경단체들은 11년간 잭도에서 배출될 탄소가 3천580만t에 이른다며 반대했다. 그보다 북쪽에 있는 로즈뱅크 유전도 2023년 허가받았지만, 비슷한 반대에 부딪혔다.
환경단체 업리프트와 그린피스는 두 유전·가스전 생산의 환경 영향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스코틀랜드 법원에 소송을 냈고 지난해 1월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줘 승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날 정부는 잭도 가스전 생산 승인을 발표하면서 "중동 상황으로 세계 에너지 쇼크가 발생하고 전국 가계에 에너지 비용 증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생산 에너지가 국가에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동당 정부는 잭도 프로젝트가 전임 정부에서 이미 승인했던 가스전 개발이라는 점에서 신규 개발을 불허한다는 기조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앤디 버넘 총리는 "영국에 있는 기존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책임감 있는 일"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과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도달을 향해 전념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아타 판불레 에너지안보 장관은 BBC 방송에 "잭도는 대부분 국내 시장에서 사용되는 가스를 생산하고 로즈뱅크는 수출용 석유를 생산하므로 상황이 다르다"며 로즈뱅크 유전 승인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풍요로운 석유 매장지 중 하나인 북해에서 시추를 시작했다. 그들은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적었다.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는 이날 의회 총리질의 시간에 노동당 정부가 잭도 가스전 승인에 시간을 끌었다고 비판하면서 신규 유전 개발 불허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환경 운동가들은 이날 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이번 결정에 반대하고 로즈뱅크 유전은 허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잭도는 버넘의 배신", "신규 유전 개발은 사형선고", "로즈뱅크는 불허하라" 등이 쓰인 플래카드를 들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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