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웹툰은 책처럼, 게임은 넓게…아이폰 듀오의 변신

입력 2026-10-21 21:00
[써보니] 웹툰은 책처럼, 게임은 넓게…아이폰 듀오의 변신

접으면 한 손 게임·펼치면 대화면 전투…UI 자동 전환

네이버웹툰·카톡·넷플릭스 등 폴더블 최적화 눈길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게임을 자동 사냥 모드로 돌려놓고 기기를 V자 형태로 접어 책상에 세우자 전투 장면을 감상하기 좋은 형태가 됐다.

넷플릭스 영상을 재생할 때는 화면을 반쯤 접으니 위쪽에는 영상이, 아래쪽에는 재생·제어 기능이 자리 잡았다.

애플이 오는 23일 출시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에 맞춰 국내외 앱 개발사들과 최적화 작업을 진행한 결과다.

화면을 단순히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기기를 펼치거나 접는 방식에 따라 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조작 환경을 바꿔 활용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 넓은 화면에 맞춰 콘텐츠 감상 방식도 바꿔

애플은 21일 서울에서 아이폰 듀오 앱 쇼케이스를 열고 넷플릭스와 카카오톡, 네이버웹툰, 네이버시리즈, 밴드, 마비노기 모바일 등 듀오에 최적화된 앱을 시연했다.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 웹툰과 웹소설을 읽을 때였다. 네이버시리즈 앱에서는 작품 표지가 화면을 빈틈없이 채웠다. 일반적인 바(bar)형 스마트폰과 다른 화면 비율을 활용해 작품 표지의 일러스트를 크게 감상할 수 있었다.

화면을 펼치면 책을 펼쳐 양쪽 페이지를 보는 듯한 구성이 나타났고, 페이지를 넘길 때는 실제 책장을 한 장씩 넘기는 듯한 애니메이션이 적용됐다.

네이버웹툰은 대화면에서 원고 너비를 50∼100% 범위에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화면이 넓어지면서 웹툰 한 컷이 지나치게 커져 전체 구도를 한눈에 보기 어려워지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화면 가장자리에는 세로 내비게이션 바를 배치해 작품을 가리는 요소도 줄였다.

기존 폴더블폰의 넓은 화면이 콘텐츠 감상에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가독성과 몰입감을 함께 높이려 한 것이다.

게임에서도 기기의 형태에 맞춘 변화가 눈에 띄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기기를 펼치면 넓은 화면에서 전투를 즐길 수 있고, 접으면 한 손으로 조작하기 편한 화면으로 전환됐다. 가로·세로 방향을 바꿔도 조작 영역이 그에 맞게 재배치됐다.

특히 자동 사냥처럼 화면을 켜둔 채 전투를 지켜보는 상황에서는 기기를 접어 세워놓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타워 디펜스 게임 '운빨존많겜'은 듀오에 맞춰 가로형 UI를 별도로 구현했다. 기존에는 게임 화면을 가리던 영웅 소환 재료 안내창을 넓은 화면의 한쪽에 상시 표시해 전투 상황을 확인하면서 필요한 정보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화면을 넓게 쓰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 진행 중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편을 UI 설계로 해결한 사례다.

영상 콘텐츠에서도 접는 각도를 활용한 UI가 돋보였다.

넷플릭스와 카카오톡은 기기를 반쯤 접었을 때 영상 영역과 제어 영역을 분리했다. 화면을 손으로 가리지 않고 영상을 감상하면서 재생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카카오톡에서는 화면을 분할해 사진 앱의 사진이나 파일 앱의 문서를 끌어와 채팅방에 바로 전송하는 드래그 앤드 드롭 기능도 가능했다.



◇ 화면 크기 넘어 활용 방식까지…앱 생태계 확대 모색

내·외부 화면 사이의 전환이 매끄럽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기기를 접거나 펼칠 때 화면이 잠시 멈추거나 검게 변하는 현상 없이 UI가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애플은 칩셋과 운영체제, 앱 간 유기적 최적화를 통해 이 같은 사용 경험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개발자가 기기의 접힌 상태와 화면 배치 변화에 대응하는 앱을 만들 수 있도록 관련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와 프레임워크도 제공할 방침이다.

출시 초기 최적화된 일부 앱에 그치지 않고 향후 더 다양한 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듀오가 애플 펜슬과 호환됨에 따라 화면을 정밀하게 활용하는 드로잉·필기·영상 편집 앱 등에서도 폴더블 화면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사용 방식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 앱 개발자는 "출시 후 이용자 피드백에 따라 수정·보완할 것"이라면서 "화면 크기 자체보다 그 크기와 형태를 활용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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