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유혈진압 후 인도로 달아난 前 방글라 총리 "12월 귀국"

입력 2026-10-21 10:22
시위 유혈진압 후 인도로 달아난 前 방글라 총리 "12월 귀국"

하시나, 워싱턴 기자회견에 영상메시지…"귀국은 정치적 의무"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2024년 대학생 시위를 유혈진압 하다가 인도로 도주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오는 12월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하시나 전 총리는 올해 들어 몇차례 연내 귀국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20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하시나 전 총리는 전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방글라데시의 현 정부가 나를 체포해 죽이거나 고문할 수 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며 귀국 의사를 거듭 밝혔다.

하시나 전 총리는 타리크 라흐만 현 방글라데시 정부가 두렵지 않다며 귀국은 지지자들에 대한 정치적 의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귀국 일자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그의 아들인 사지브 와제드 조이는 취재진에 어머니의 귀국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귀국 시점이 다가오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시나 전 총리는 2024년 7월 수주간 진행된 대학생 반정부 시위를 유혈진압 하다가 시위대의 힘에 밀리자 같은 해 8월 5일 자리에서 물러난 뒤 자신의 정부를 후원해온 인도로 달아났다.

이후 시위 유혈진압 혐의에 대한 본국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하시나 전 총리는 이어 어려운 시기에 자신에게 피난처를 제공해준 인도 정부와 국민에게 사의를 표하면서 1975년 방글라데시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도 인도는 자신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1975년 군사 쿠데타 당시 하시나 전 총리의 아버지이자 방글라데시 국부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이 암살됐다. 또 장녀인 하시나 전 총리의 어머니와 세 남동생 등도 살해됐다.

당시 독일에 체류 중이던 하시나 전 총리와 여동생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인도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고, 이 요청이 수락돼 인도 수도 뉴델리로 이동해 머물렀다.

하시나 전 총리는 또 현 방글라데시 정부가 자신과 자신이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 정당 아와미연맹(AL)의 지도자들을 형사 기소 형식을 통해 탄압하려 한다며 AL 지도자들에 대한 혐의는 공정한 재판을 통해 가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글라데시 국민은 공정하고 통합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정부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AL은 하시나의 퇴진 후 들어선 과도정부에 의해 일체 활동이 금지돼 지난 2월 총선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시나 전 총리가 인도로 도주한 이후 인도와 방글라데시 간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어왔다. 총선을 통해 집권한 중도우파 성향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정부는 하시나의 귀국은 법적 절차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라흐만 총리가 이끄는 BNP 정부는 하시나 전 총리를 도주한 범죄자로 규정하며 하시나가 인도에 체류하는 동안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고 인도 측에 요구해왔다.

인도 측은 2024년 하시나 전 총리의 피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더라면 상황이 더 악화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라흐만 정부와 관계를 유지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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