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없이 해외투자 계약… 증권사 금융사고 '배임·사기' 집중
건수 DB증권·금액 iM증권 최다…고객 투자금 채무 변제 유용도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국내 증권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가 단순 횡령·유용보다 업무상 배임과 사기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발생한 금융사고 6건 중 5건이 배임·사기로, 이들 사고는 자금 유용뿐 아니라 투자 승인 절차 위반이나 고객을 상대로 한 기만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권사의 내부통제를 거래·영업 전반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국내 증권사에서 발생한 업무상 배임은 20건·474억8천900만원, 사기는 20건·367억8천300만원으로 집계됐다.
두 유형의 사고금액은 842억7천200만원으로, 같은 기간 횡령·유용 사건 금액(108억9천100만원)의 약 7.7배에 달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배임·사기 쏠림이 한층 뚜렷해졌다.
지난 8월까지 보고된 증권사 금융사고는 6건·70억6천900만원으로, 이 중 사기가 3건·42억1천500만원, 업무상 배임이 2건·28억3천400만원이었다.
배임과 사기를 합친 금액이 전체 사고액의 99.7%, 횡령·유용은 1건·2천만원이었다.
배임 사고는 주로 중소형사에 집중됐다.
DB증권[016610]은 최근 10년간 업무상 배임이 3건 발생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았고 사고 금액은 35억원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iM증권이 1건에 184억800만원으로 가장 컸으며, 사기 1건·6억7천만원까지 합하면 배임·사기 사고 금액이 190억7천800만원에 달했다.
사기는 삼성증권과 한양증권에서 각각 3건 발생해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한양증권의 사기 사고금액은 106억400만원으로, 업무상 배임 1건까지 더하면 배임·사기가 총 4건·109억2천400만원 발생했다.
금감원이 제출한 실제 사고 사례를 보면 최근 금융사고는 직원의 단순한 금전 유용에 그치지 않고 투자 의사결정 과정의 승인 절차나 고객자금 관리 체계를 우회하는 형태로도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회사 내부 심사위원회에서 부결된 해외 투자 건을 담당자가 회사 승인 없이 임의로 계약하거나, 증권사 직원이 고객에게 공모주 투자금 명목으로 자금을 받은 뒤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한 경우가 있었다.
박 의원은 "대규모 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이 나왔지만 올해도 배임과 사기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은 사고가 발생한 뒤 제재하는 사후 감독에 머무르지 말고 증권사의 거래 승인 절차와 이상거래 탐지체계, 내부통제 개선조치의 실제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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