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소녀상 철거, 한일 외교전 실패"…외통위 국감서 지적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16일(현지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독일 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강제로 철거된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외교당국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일본 정부는 소녀상 철거를 위해 체계적이고 면밀하게 노력했다"며 "일본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는데 우리 외교부는 뭘 하고 있었느냐. 한마디로 한일 외교전에서 대한민국의 실패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단 한 번도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 정부에서 일본의 주장을 많이 수용하고 있다고 본다"며 "독일 정부를 설득하지 못한 우리 외교부의 소극적 자세를 탓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일본 외교 채널에서는 적극적으로 로비하고 독일에 압력도 넣는데 우리 대사관에서는 무방비, 무관심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경석 주독일 대사는 독일 외교당국과 소녀상 문제로 접촉하고 있다면서도 "우리에게 명분이 있는 현안"이라며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면 오히려 한국 쪽에 불리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2020년 8월 시내 공공부지에 세워졌으나 행정당국이 2024년부터 도로법상 임시 예술작품 설치 기한이 지났다며 철거를 요구했다. 당국은 지난해 10월 경찰과 용역업체를 동원해 소녀상을 강제로 철거했다. 현재는 원래 있던 장소 인근의 민간 문화공간 예술·도시학센터(ZK/U)에 임시로 설치돼 있다.
한국 방산업체들이 유럽연합(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기본 조달협정 등을 통해 유럽 무기시장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현지 대사관이 적극 도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함께 감사받은 나토대표부에 "(한국과 나토의 협정이 되기 전이라도 기업 또는 국가 간에 논의가 진행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 의원은 독일 기관·업계와 한국 방산업체 사이 대사관이 다리를 놓아달라고도 당부했다.
고 대사는 "한국이 방위산업에서 갑자기 부상해 독일이 한국을 경계했던 것 같다. 접촉해도 경계심을 누그러뜨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방산업계와 수시로 협의하고 있고 관련 부처에도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답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