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ICC 침략범죄 관할권 비준 미뤄…두려운 것 없다면 결단을"

입력 2026-10-15 14:24
수정 2026-10-15 14:28
"日, ICC 침략범죄 관할권 비준 미뤄…두려운 것 없다면 결단을"

닛케이 "뉘른베르크 재판 80주년 기념 심포지엄서 전문가들 지적"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지도부를 심판한 뉘른베르크 재판과 일제의 침략 전쟁을 단죄한 도쿄재판이 각각 80주년을 넘긴 시점에서 일본의 국제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입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5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이달 초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뉘른베르크 재판 80주년 기념 심포지엄 취재 기사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올해는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이 개시된 지 81주년이자 도쿄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 개정 80주년인 해이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클라우스 크레스 독일 쾰른대 교수는 닛케이에 "오늘날의 국제 형사사법은 뉘른베르크 재판뿐 아니라 도쿄 재판이 없었다면 성립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재판에 대한 '승전국 잣대에 따른 패전국 단죄'라는 국내 여론이 존재하지만,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주요 지원국으로 활동하는 등 국제 형사사법 체계의 발전을 지지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크레스 교수는 침략범죄에 대한 ICC 관할권 확대와 관련해 일본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가장 중대한 국제 범죄'로 규정된 침략 범죄는 ICC 설립 기반이 된 로마 규정에는 포함됐지만, ICC가 직접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논의가 미뤄지며 ICC 설립 17년째 2018년이 돼서야 인정됐다.

일본은 해당 협상에 참여했으나 관할권의 정의나 적용 범위에 여전히 불확실한 부분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침략 범죄에 관한 ICC 관할권을 명확히 한 로마 규정의 캄팔라 개정안은 수락하지 않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안보연구소 데이비드 도나 카틴 선임 연구원은 닛케이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이탈리아와 함께 전쟁을 치른 국가로서 매우 곤란한 입장일 것"이라고 해설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이 중요한 개정안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과연 얼마나 많은 일본 국민이 알고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ICC 출범을 위한 로마 규정 가입을 결정한 2007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발휘했던 리더십을 현재 일본의 지도자들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레스 교수도 "일본은 두려워할 것이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 정치적 용기와 결단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다만, ICC가 침략 범죄에 대한 관할권을 가지더라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사례에는 적용되지 않는 등 한계가 지적된다.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관한 특별 법정 설립 구상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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