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공격받는 사우디, 스포츠에 '불똥'…테니스대회 연기

입력 2026-10-15 02:24
후티 공격받는 사우디, 스포츠에 '불똥'…테니스대회 연기

한국 축구대표팀 평가전 등 일정 차질 우려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국제공항을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형 스포츠 행사들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사우디 원정 평가전을 추진 중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물론, 내년 1월로 다가온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 여부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당초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이던 특급 테니스 이벤트 '식스 킹스 슬램'이 오는 12월 27~30일로 전격 연기됐다.

대회 주최 측은 "최근 사우디를 겨냥한 공격으로 불거진 안보 우려와 이로 인한 대회 운영상의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회에는 카를로스 알카라스, 노바크 조코비치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할 예정이었다.

사우디의 안보 불안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연속 발생한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피격 사태에서 비롯됐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13명이 죽고 300여명이 다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이후에도 후티 반군은 지속해서 리야드 등을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드론 등을 쏘고 있다.



사우디의 불안한 정세는 한국 축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장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9~17일)에 추진 중인 대표팀의 사우디 원정 평가전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후티 반군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내년 1월 7일 개막하는 2027 AFC 아시안컵의 파행도 우려된다.

내년 아시안컵은 리야드를 포함한 3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될 예정인데, 최악의 경우 개최권 박탈 및 대체 개최국 선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이미 이달 16일부터 제다에서 열리는 'FIFA e월드컵' 불참을 선언하며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호주축구협회 역시 안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로 예정된 프로골프 아시안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 주최 측 또한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사우디는 내년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2034년 FIFA 월드컵을 개최해 중동의 스포츠 허브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국제 스포츠계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스포츠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라는 사우디의 계획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한편, 후티 반군의 공세 속에 최근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석유회의(WPC Energy Congress) 역시 주요 초청객들이 불참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또 사우디 당국은 이달 말 열리는 최대 투자 행사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도 악영향이 예상되자, 이 행사를 대면과 비대면 혼합 방식으로 치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